[이젠 HT 산업이다] (2) 차바이오 "줄기세포 치료제 2~3년 내 등장…1조달러 시장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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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난치병의 희망' 줄기세포 치료 어디까지
상업화 임상시험 작년 230건…내년 국내시장 규모는 5억弗
뇌신경질환 등 난치성 환자 1인 치료비 3만~5만弗 예상
상업화 임상시험 작년 230건…내년 국내시장 규모는 5억弗
뇌신경질환 등 난치성 환자 1인 치료비 3만~5만弗 예상
세계 각국의 바이오기업들은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200건이 넘는 줄기세포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상업화를 위한 임상시험은 230건 정도다. 국내에선 17건의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명함을 내민 줄기세포 관련 기업도 7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공학 전문 정보지인 'BCC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에 386개,영국 133개,유럽 93개,동아시아 32개,캐나다에 24개 등 700여개의 줄기세포 전문기업이 경쟁 중이다(2009년 기준).
◆용틀임하는 줄기세포 시장
줄기세포 시장에서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있는 건 이 시장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BCC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줄기세포 시장은 2005년 69억2700만달러에서 2009년 172억1700만달러로 성장했다. 2012년엔 323억5300만달러에 달해 8년간 연평균 24.63%가량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2009년 기준으로 성체줄기세포는 98억6700만달러,제대혈줄기세포 47억달러,배아줄기세포는 26억5000만달러로 각각 57.3%,27.3%,15.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시점의 (연구 · 뱅킹) 시장 규모라 향후 어떻게 핵폭발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형민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사장은 "지금의 배아줄기세포 시장은 배양원료와 시약(사이토카인 등 분화유도조절물질)이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이 줄기세포 뱅킹(보관업)"이라며 "2~3년 안에 줄기세포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하고 이후 후속 제품이 나오면 2020년께 최소 1조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뇌신경질환 심장질환 등 난치성 질환자의 20%가량이 1인당 3만~5만달러로 줄기세포 치료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시장은 2009년 2억5900만달러에서 내년엔 4억8500만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서 누가누가 뛰나
국내 업체로는 에프씨비파미셀이 1호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는 환자의 골수 유래 성체줄기세포로 만든 급성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 AMI'의 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최종 시판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메디포스트도 제대혈 유래 성체줄기세포로 관절연골 재생치료제인 '카티스템'을 만들어 올초 3상 임상을 완료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사장은 "타인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간엽줄기세포를 배양해 규격화한 제품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치료효과가 균일하다"고 설명했다.
생명윤리 논란을 빚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분야는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상용화에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제론사는 2009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척수 손상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에서 얻은 희소돌기아교세포 전구체를 이식했다. 또 미국 ATC사는 지난해 11월 FDA로부터 '배아줄기세포 유래 스타가르트병 망막색소상피세포치료제'에 대한 1상 및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올 1월에는 같은 줄기세포를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FDA 승인을 통과했다.
이 회사와 공동 연구 · 개발 제휴를 맺고 있는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측은 "망막은 배아줄기세포 이식 시 면역거부 반응이 가장 적은 부위여서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차바이오앤은 지난 4일 식약청으로부터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로는 국내 처음으로 스타가르트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박세필 제주대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는 지난해 11월 쥐의 피부세포로 만든 역분화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심장을 박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심장근육세포를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팀은 역분화줄기세포 수립에서 가장 염려되는 암 유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외래 유전자 대신 배아줄기세포 추출 단백질을 이식하는 방법을 써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차병원 한양대 연세대 등이 잇달아 역분화 줄기세포 수립에 성공했다.
◆ 용어 설명
□줄기세포:모든 세포의 기원이 되는 세포로 여러 종류의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
□수정란 유래 배아줄기세포:불임치료를 받는 부부 등으로부터 얻은 정자와 난자를 체외 수정해 만든 수정란이 분열해 형성한 배반포(30~40개의 세포덩어리로 생명체 직전의 단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인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세포로 분화될 수 있고 무한대로 증식 가능하다.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어렵고 이식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암으로 변화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고 생명윤리 논란이 가장 많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해 얻은 배아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말한다.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없으나 분화능력은 수정란 유래 배아줄기세포보다는 뒤떨어질 것으로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의 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성체줄기세포:골수 지방조직 제대혈 등에서 얻은 줄기세포로 대개 몇몇 특정 세포로만 분화된다. 줄기세포의 양이 적은데다 체외에서 증식하기 어렵다. 치료시 환자 본인의 것을 쓰므로 면역거부반응 등 부작용이 현저하게 적다. 윤리적 논란도 피해갈 수 있다.
□역분화 줄기세포: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피부 등 체세포에 외래 유전자나 특정 단백질을 가해 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유도한 세포.이 때 첨가하는 외래 유전자가 암을 유발할 수 있어 단백질 등 다른 방법이 한창 연구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