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정형민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사장은 △배아줄기세포의 수립 · 배양 · 분화에 관한 원천기술 △얻어진 연구 성과를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화 과정 △시판허가 이후 치료제의 일정한 생산수율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제제화 능력 등 세 가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 등록된 62종의 배아줄기세포주 가운데 51종이 국내에서 만들어질 정도로 배아줄기세포 수립 능력은 우수한 편이다.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신경줄기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지난해 10월 세계표준(프로토콜)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미국 일본과는 원천기술에서 다소의 격차가 있다. 예컨대 최신 트렌드인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에서 밀리고 있다. 심혈관 뇌신경 췌장 등의 분화에서는 비교적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으나 다른 종류의 세포 분화 기술은 취약한 편이다. 로버트 란자 미국 ACT 최고연구책임자는 "한국은 원천기술에서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개 안팎의 연구기관이 줄기세포 수립 · 배양 · 분화 등에서 두루 정상 수준에 근접한 연구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경쟁력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임상 노하우는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국내 줄기세포 전문업체들은 대학병원에서 파생된 바이오벤처가 상당수이고 나머지 업체도 대학병원과의 중개임상연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전 세계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 중 미국(45%)에 이어 2위권(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이를 입증해준다.

정 사장은 "줄기세포 비즈니스에서 원천기술 확보는 결국 특허 싸움"이라며 "전 분야를 자체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선진 외국 바이오기업과의 특허 교환을 통해 기술장벽을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