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만 소통해서는 절대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59 · 사진)은 27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 바오로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과 함께하는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금융회사 CEO 자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다른 사람을 설득해 내 사람으로 만드는 법을 아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회사의 주된 자원은 인재인데 그 인재를 다루기 위해선 설득의 기술과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단편적인 말을 주고 받는 트위터 대신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논리력을 길러야 한다"며 "금융권에선 얼마나 논리적으로 사고하느냐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은행의 말단 행원으로 출발해 CEO까지 올라간 몇 안 되는 정통 뱅커다. 하나은행 인사부장,부산지점장,경영전략본부장,은행장 등을 거쳐 2008년부터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의 충청은행,보람은행,서울은행 인수와 하나금융의 대한투자신탁증권 인수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전략가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함께 지주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하수는 항상 단편적인 사건(이벤트)만 보고 그걸로 생각을 끝낸다"며 "그러나 고수는 그 상황을 둘러싼 인간을 보고, 문제의 핵심과 원인을 분석할 줄 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하나은행 입사 면접에선 은행업무와 상관없는 남북관계,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사적인 질문을 던져 면접자의 논리적인 사고를 검증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금융회사에 관심이 있는 한 대학생에게 그는 "'갬블'을 좋아하느냐"고 되 물은 뒤, "치밀한 계산이 습성화된 DNA(유전자)를 가진 자가 금융업과 적성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금융회사의 이사 가운데 한국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여러분도 영어 외에도 중국어나 에스파냐어 등 제2외국어 실력을 키워 글로벌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은행이 나올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국내 은행들은 1980~1990년대부터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즉 대출 결정권,금리 결정권,인사 권한 등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금융산업이 실력을 키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