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MSCI 지수 편입 부작용도 주목해야
이번 6월 여의도의 관심사는 세계 최대 지수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정례 지수재분류 발표와 이에 따른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MSCI 지수는 전 세계 2200여개 기관투자가가 운용하는 인덱스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파생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선물 · 옵션의 기초자산으로 이용된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인덱스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신규 투자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벌써 MSCI 수혜주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증권업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작년에 MSCI는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유보하고 대만과 함께 신흥시장지수에 잔류시킨 바 있다. 시장접근성 등 일부 요소가 선진시장으로 편입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MSCI가 미편입 이유로 내세우는 외환거래의 편리성 부족이나 외국인 ID 제도 등은 외환자유화 일정에 따라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미해결된 상태인지라 자본유출입에 대한 예의 주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MSCI도 이런 상황에서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한국의 제도 변경이 이뤄지리라고는 보지 않을 것이다. 시장중심적인 외환시장 선진화가 중장기적으로 예정돼 있으므로 이에 따라 시장접근성의 문제가 검토되면 될 것이다.

이런 점이 반영돼 다우존스,S&P,FTSE 등 여타 국제지수기관들은 이미 한국을 선진지수에 편입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 경제는 MSCI 선진지수에 포함돼 있는 유럽의 그리스나 포르투갈 등에 비해 경제 여건이 양호한 상태이고 기업실적 또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간접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증시 수급여건도 개선됐다.

그런데 지수사용권과 관련해 MSCI와 한국거래소 간의 입장 차이가 눈길을 끈다. MSCI는 한국물 지수를 이용해 KOSPI 200 선물과 유사한 상품을 만들고 이를 세계 시장에서 재량껏 팔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한다. 한국거래소는 MSCI가 자사의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상업적 차원의 지수이용에 관한 문제를 선진지수 편입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MSCI는 이미 한국의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MSCI 코리아 인덱스'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6조원 규모의 ETF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SCI 코리아 인덱스는 KOSPI 200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지수다.

이런 높은 유사성으로 한국물 지수 상품에 관심이 많은 해외거래소는 지수관련 정보를 자유로이 이용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MSCI 코리아 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상품을 개발해 상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수요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의 주요 파생상품거래소들은 미국 달러화와 연관된 상품의 설계,활성화된 외환시장,옴니버스계좌,원격지 회원 등 외국인 투자자에 매우 친화적인 거래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해외로 분할돼 국내 금융회사의 수익기반이 약화되는 등 자본시장 전체의 피해도 예상된다.

또 해외시장과의 연계성이 증대됨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해외 변수에 의해 국내증시가 크게 영향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해외증시와의 무한 경쟁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여러 가지로 더욱 불확실해진 세계경제 및 자본시장 여건 아래에서 MSCI가 올해에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 결과가 주목된다.

김정한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