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관사였던 대우증권과 신영증권이 CB 청약 미달로 각각 172억원,150억원어치의 CB를 인수했다. 지난 24일 상장된 CB 가격이 2% 남짓 하락해 현재 평가손은 수억원에 그치지만 두산건설 신용위험을 그대로 떠안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CB인수단은 전체 1000억원 중 382억원만 청약이 이뤄지면서 나머지 618억원을 인수했다. 두산건설 BW는 경쟁률이 14.27 대 1에 달하며 1조4000억원이 몰렸으나 CB는 0.38 대 1로 미달됐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최초 200억원을 배정받았으나 청약받은 금액은 18억여원에 그쳤다. 182억원이 미달됐지만 초과청약이 이뤄진 유진투자증권에 일부 물량을 넘기면서 최종 172억원어치를 떠안았다. 주관사들이 인수한 물량 가운데 가장 많다.

신영증권도 42억여원밖에 청약이 이뤄지지 않아 151억원을 인수했다. 동양종금은 그나마 165억원의 청약을 받아 인수금액이 33억여원에 그쳤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89억원) 현대증권(58억원) 하나대투증권(46억원) 금호종금(43억원) 등도 수십억원씩 인수했다.

첫번째 풋옵션 행사일인 내년 11월24일까지 두산건설이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면 문제가 없지만 재무 상황이 나빠져 CB 가격이 떨어질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CB를 일단 보유한 후 시장상황에 따라 정리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주가 추이를 본 후 기관투자가 등에 매각하는 등 다양한 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B 단가는 상장 첫날인 24일 1만원에서 9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799원에 마감했다. 현재 2.1% 평가손을 입고 있다. 금액으로는 대우증권이 3억4000만원,신영증권이 3억원 정도다. 이번 CB 발행을 주관하며 받은 인수수수료(2.25%)를 대부분 까먹은 셈이다.

김형호 한국채권컨설팅 대표는 "통상적으로 CB 단가는 1만원을 웃돌지만 청약이 미달되자 투자자들이 채권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의 이날 종가(4270원)는 CB 전환가(5000원)보다 15%가량 낮은 상태여서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 한 CB가격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증권사들은 CB를 떠안아 애를 끓이고 있지만 BW 투자자는 짭짤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워런트 1개당 장외에서 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분리 상장된 BW는 이날 8690원에 마감,13% 손해를 봤지만 신주인수권(워런트) 가격을 감안하면 11% 정도 수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워런트의 상장일은 내달 9일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