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가파른 주가 하락을 이끌 수도 있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를 경우 숏커버링(매도 후 재매수)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공매도가 급증했다. 일 평균 1500억원에 불과하던 공매도 거래금액은 33% 증가한 2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23일에는 2665억원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매도 거래 참가자의 80~90%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9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200억원 가량 순매도 했음을 감안하면 최근 급증한 공매도도 외국인 매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간 공매도는 지수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낙폭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하곤 했다"며 "이번에도 국내 증시가 조정 받는 과정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국이 공매도가 일단락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확인한 후에야 공매도와 대차잔고가 줄어들면서 숏커버링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매도가 주로 단기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국내증시가 반등할 경우 빠르게 숏커버링이 전개될 것이란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2060) 전후에서 하방경직성을 유지하고 반등시도가 강화될 경우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이 숏커버링 대상이 되고 수급 개선세 역시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매도를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되야 하는 대차잔고가 공매도 거래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공매도를 단행한 주체가 일정부분 숏커버링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폭과대주 중 5월 이후 공매도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외국인 매매패턴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종목으로는 STX팬오션JW중외제약, 한진중공업, 삼성정밀화학 등을 송 연구원은 꼽았다.

한편 대차잔고가 눈에 띄게 늘어난 종목은 OCI로 최근 10거래일 동안 383만주(시가총액 대비 16.6%)가 증가했다. 그 외 만도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등에 대한 공매도도 활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