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초저가 매매 수수료를 앞세워 야심차게 내놓은 '크레온' 서비스가 시행 3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영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하나대투증권이나 키움증권이 과거 초저가 수수료 0.015%를 들고 나올 당시와 비교하면 '찻찬 속 태풍' 정도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미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자문형 랩 어카운트의 폭발적인 성장세에서 볼 수 있 듯 자산관리 분야로 이전된 상태에서 과거 매매 수수료 중심의 브로커리지 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라는 회의적 반응이 많았다.

특히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증권사마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비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이른바 '통큰 수수료'로 시장점유율 상승을 노린 대신증권의 크레온 서비스가 시행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증권업계 판도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파악해 본 결과, 당초 전망이 거의 빗나가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본지 24일자 '대신證 통큰 수수료,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나' 보도>

대신증권은 지난 2월 21일 업계 최저 온라인 거래 수수료(0.011%)를 적용한 은행 연계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인 '크레온'을 출시했다. 이는 키움 한국 하나대투 이트레이드증권 등 기존 업계 최저 온라인 수수료인 0.015%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시 대신증권은 초저가의 수수료 혜택을 원하는 온라인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 개발로 브로커리지 부분에서의 수익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 평가는 다르다. 현재까지 눈에 띌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것.

우선 기존 리테일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키움증권 측의 신규 계좌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온라인 거래 최저 수수료로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 강화에 나선 만큼 100% 온라인 거래만 추구하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키움증권과 비교해보면 성과를 알 수 있다는 게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월별 신규 계좌수가 작년 12월 820개를 기록한 이후 올해 증시 상승시점과 맞물려 1월(1080개), 2월(1110개), 3월(1110개), 4월(1200개)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측은 정확한 시장점유율 추이 등은 영업상 밝힐 수 없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경쟁이 재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분기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 시장점유율(MS)는 2.75%로 지난 분기(2.43%)보다 상승했다"면서 "키움증권의 4월 실적은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12~13%로 유지되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업체의 주요 수익원 중에서 자산관리 수익을 제외하면 기대할 만한 부분이 많지 않다"면서 "신용 융자 이자수익은 기대가능하나 브로커리지 성장성은 제한적이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 매매 수익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입장에서는 이 같은 지적이 당장은 아플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책에 대한 재점검을 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업계 최저가 수수료로 소매영업 왕좌를 되찾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크레온 서비스가 시장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기사 하나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자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뉴스서비스에서 관련 기사를 임의 삭제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대신증권 고객들은 상장사인 대신증권 관련 부정적인 분석기사나 비판기사는 아예 볼 수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를 대신증권 주주들이나 이용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