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 달러화 강세 지속, 원자재 가격 하락 부담
- 200일 이동평균선(1974선)까지 하락 가능성 점쳐

국내증시가 유로존(유료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부각과 상승 모멘텀 부재 등으로 깊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마지노선인 코스피지수 2000선이 깨질 수 있다는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았지만 증시 저점이 1900선 중반까지 내려갈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지수가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단계가 몇 차례 반복되면서 2000선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중기 조정국면에 진입해 3분기 중 저점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중기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승추세에 대한 미련과 저평가 인식으로 단기 반등이 나타나겠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달러 약세가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한계에 달했고, 원자재 가격의 경우 더 상승하면 가격 부담 때문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 경기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신흥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을 지속하면서 수요 측면에서 모멘텀 공백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에야 지수가 저점을 확인하고 상승추세로 재진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흥국 긴축 스탠스가 완화되고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을 통해 낙관론이 제거된 후 지수가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재상승 국면에서도 주도주는 기존 자동차, 화학, 정유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점쳤다.

그는 "중기적으로 2000선 아래는 매력적인 가격대"라면서도 "현재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기적인 포지션이 높고, 경기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기간조정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악재를 충분히 반영할 때까지는 평소보다 현금 비중을 높게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동양종금증권도 이날 코스피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1974선) 부근까지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 정인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23일 120일 이평선(2058선)을 이탈하고 하루만에 회복해 반등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 2월 120일 이평선을 이탈하고 회복한 후에 다시 동 이평선에 도달했기 때문에 강한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200일 이평선 부근까지 하락한 후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120일 이평선이 저점으로 확인되기 위해서는 추가 조정 없이 5일 이평선 돌파와 안착이 확인돼야 한다"며 "추가 하락시 200일 이평선과 장기 상승 추세선이 지나는 1970선을 전후한 수준을 중요한 지지대로 설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업종별로는 최근 조정 과정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화학, 운송장비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중기 저점대에 도달한 금융 업종과 상승 채널 하단선에서 반등 중인 은행 업종에 대해서 매수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다만 현재 주가 조정은 과도한 측면이 있는 만큼 코스피지수 2100선 이하에서는 저가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며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둔화 우려로 시장은 조정권에 놓여 있다"며 "또 6월말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 흡수 우려 등이 확산돼 전세계 금융시장의 센티멘털(투자심리)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표상에 나타나는 위험은 하락폭 대비 적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해 주요국들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추이를 보면 그리스를 제외한 주요국들의 국가부도 위험은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OECD 주요국들의 경기선행지수가 경기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모멘텀(성장 동력)에 힘입어 내수가 자생적인 성장 기반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도 심리적인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조정은 60일선 기준으로 10% 가량 이뤄져 일본 대지진 사태와 작년 남유럽 위기 발발 당시와 비교해 볼 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 정도는 낮고 펀더멘털(기초체력)상 문제점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현 지수대에서는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