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쏘나타가 하이브리드를 만났다.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성능'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차다. 현대차의 첫 번째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로 이달부터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와 함께 판매된다.
현대차는 24일 강원 양양과 정동진 일대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친환경 시승회를 열고 이 차의 성능과 실연비를 선보였다.
시승 코스는 양양 쏠비치리조트에서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왕복 134km 구간이다. 시승은 주로 7번 국도와 동해고속도로에서 이어졌다. 때문에 정속과 고속 주행을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재탄생 양양에서 정동진까지 '연비 22.8km' 달려
이날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세단과 차체를 공유하지만 일부 디자인이 바뀌는 등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차별화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K5 하이브리드가 가솔린 세단과 외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에 물방울 모양의 육각형(헥사곤) 타입을 적용해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바뀌었다. 때문에 도로를 달리는 앞모습만 봐도 쏘나타 가솔린 세단인지 하이브리드인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직접 시승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전 마일드 하이브리드(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성능 부족을 해소했다. 우선 초기 가속력이 무척 좋아졌다. 엔진 시동을 켜고 페달을 밟으면 동급 가솔린 중형차 못지 않게 토크 힘이 붙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동력 성능은 쏘나타 2.0 가솔린 세단(최고출력 165마력, 최대토크 20.2kg·m)과 비슷하다.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마력에 최대토크는 18.3kg·m의 힘을 낸다. 30kW급 전기모터가 내는 최고출력은 41마력, 최대토크는 20.9kg·m이다. 연비는 가솔린 2.0이 ℓ당 13.8km인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61.5% 개선된 ℓ당 21km다.
양양에서 정동진까지 1차 코스에선 에어컨을 끄고 연비 절감 운전을 한 결과 평균 연비는 22.8km가 계기판에 찍혔다. 하지만 정동진에서 양양으로 복귀하는 2차 코스에선 에어컨도 가동하면서 평소 습관대로 운전했다. 그 결과 연비는 15.2km가 나왔다. 결국 연비는 도로 환경이나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잘 달리고 기름 적게 먹고" 시속 180km까진 주행 안정감 돋보여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정지상태에서 초기 출발할 때나 시속 40km 이내로 정속 주행하면 엔진이 가동되지 않고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때문에 혼잡한 도심 구간에선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이는 고속도로 운전보다 시내 운전을 많이 하는 운전자에게 다소 유리한 이유다.
이 차의 코너링과 가속감은 2.0 가솔린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가속 페달을 쭉 밟고 속도를 높여봤다. 시속 180km까진 부드럽게 치고 달린다. 운전자가 주행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최고 속도는 이 때가 적당해 보였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숨은 매력은 고속도로에서 시속 110km로 주행해도 엔진 효율이 좋은 구간에선 전기모드로만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 고속에서도 탄력 주행을 할 땐 짧은 순간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했다.
조성균 현대차 국내상품팀 차장은 "캠리 하이브리드나 퓨전 하이브리드 등이 시속 100km 이상 고속 주행시 전기모드 작동이 불가능한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고속에서도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주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도 달려 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많이 밟게 되는 경사진 도로에선 자동으로 속도를 잡아주는 이 장치를 작동시키면 연비 운전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국도를 운전할 때 크루즈 컨트롤을 써보니 연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다만, 배터리를 쓰는 하이브리드카 특성상 언덕 길을 달릴 땐 연료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120km 이상 고속 주행을 할 때도 계기판 연비 수치는 크게 감소하는 등 가솔린차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쏘나타 하이브리드 1만1000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K5 하이브리드 6000대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가격은 프리미어 2975만원, 로얄 3295만원으로 K5 하이브리드보다 50만~100만원 비싸다. K5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3년 이상 탈 경우 가솔린 세단의 경제성을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