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F(사모펀드) 컨소시엄의 아큐시네트 인수는 세계 최고 브랜드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휠라코리아 주가도 탄탄한 흐름이다. 지난 23일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는 바람에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한때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올랐다. 24일도 0.79% 상승했다.

일부에서 뚜렷한 근거없이 '인수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보다는 '타이틀리스트'의 인지도나 시너지를 감안해 긍정적인 효과에 무게를 뒀다.


◆인수가 과연 적절했나

기업 인수 · 합병(M&A)에서는 현금흐름과 수익창출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에비타(EBITDA)지표를 주로 활용한다. 인수가인 12억2500만달러는 아큐시네트의 최근(3월 말)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지난 1년(2010년4월~2011년3월)간 에비타의 10배 수준이다. 코스피지수의 EV/EBITDA(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것)는 미래에셋PEF 컨소시엄이 1차 입찰에 들어가기 직전인 지난 6일 9.9배(블룸버그 기준)였다. 시장 평균 수준에 산 셈이다. 미래에셋PEF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 개선을 반영해 몸값이 뛸 것을 우려했지만 시장 평균인 10배를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상대평가에서도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캘러웨이는 지난 2년간 적자를 냈으나 올 예상실적 기준 에비타의 8.8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나 시장점유율 등을 비교하면 인수가는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캘러웨이의 에비타가 이번 아큐시네트와 비슷한 1억2000만달러일 때 캘러웨이 시가총액은 11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휠라코리아의 재무부담은

핵심은 휠라코리아 재무부담 정도다. 일부에서는 일정 기간 후 정해진 가격에 되사주어야하는 풋백옵션을 우려한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미래에셋PEF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순차적으로 인수하는데 우선권이 있긴 하지만 반드시 사줘야하는 조항은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휠라코리아의 현금 흐름 상으로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박수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비용은 지난해 150억원에다 1억달러를 추가 차입함에 따라 40억~50억원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자금 1억달러는 3개월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3.5%포인트를 얹은 수준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W 인수도 연간 3000만~4000만달러 수준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연간 200억~300억원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데다 로열티 수입이 늘고 있다"며 "재무적 부담이 없는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휠라코리아,산업은행만으로 9000억원의 자금이 조달된 상태여서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가 딜의 핵심은 아니다"며 "조건이 나쁘지 않아 참여하려는 기관이 상당히 있다"고 전했다.

▶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tax,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영문 약자.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이자비용,법인세,감가상각비를 공제하기 이전의 이익으로 편의상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더해 구한다.

서정환/오상헌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