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회장 "타이틀리스트 CEO 맡아 직접 챙기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휠라코리아 '휠라' 브랜드 100주년 기념행사
내주 미국 출장…경영진 개편 등 운영방안 검토
"휠라코리아 겹경사 맞아…시장서도 좋게 평가"
내주 미국 출장…경영진 개편 등 운영방안 검토
"휠라코리아 겹경사 맞아…시장서도 좋게 평가"
"이거 원래 휠라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자리인데….오늘 보니 '타이틀리스트 인수 축하 골프대회'가 됐네요. 허허."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CC 클럽하우스.골프복으로 갈아입은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66)이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휠라의 우수고객(VIP)들과 오피니언 리더 160여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윤 회장은 한 사람,한 사람 찾아다니며 악수를 건넸다. "큰일 해냈다" "자랑스럽다" 등의 인사말이 돌아왔다. 윤 회장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윤 회장을 가리키며 "개선장군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골프대회는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 지방에서 출발한 '휠라 브랜드 탄생 100주년' 및 1991년 설립된 '휠라코리아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대화의 주제는 단연 휠라코리아의 타이틀리스트 인수였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0일 미래에셋PEF(사모투자전문회사)와 함께 '타이틀리스트'(골프공 세계 1위),'풋조이'(골프화 및 골프장갑 세계 1위),'스카티카메론'(최고급 퍼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골프용품 업체인 아큐시네트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윤 회장은 이날 골프장에서 기자와 만나 "휠라 브랜드 탄생 100주년과 타이틀리스트 인수라는 '겹경사' 덕분인지 아주 기분이 좋다"며 "오늘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휠라코리아 주가가 오르는 걸 보니 시장에서도 아큐시네트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큐시네트의 향후 운영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다음주 중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가면 꽤 오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대신했다.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아큐시네트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 뒤 내놓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기본적으로 고가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은 지금처럼 미국에서 생산하되 중 · 저가인 '피나클' 골프공은 중국 등지에서 만드는 방법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번 인수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독점 여부 심사가 오는 7~8월 중 마무리될 것"이라며 "심사가 끝나는 대로 아큐시네트 이사회를 개최해 경영진을 새로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큐시네트의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맡게 될 것이라고 윤 회장은 덧붙였다. 박종안 휠라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 · 전무)는 이에 대해 "CEO와 CFO를 제외한 아큐시네트 현 경영진의 대부분은 유임될 것"이라며 "CFO 선임권은 미래에셋이 갖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휠라 브랜드와의 시너지에 대해선 "휠라는 아시아 시장을 잘 아는 만큼 아큐시네트 산하 브랜드들이 아시아를 공략할 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대로 미국 · 유럽에서 '잘나가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는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휠라의 브랜드 파워를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대단한 브랜드'로 인식되면 휠라에 대한 미국 · 유럽인들의 선호도가 한결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윤 회장은 이날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정기태 선진해운항공 회장 그리고 사돈인 이석구 전 산도스제약 사장 등과 같은 조로 라운드했다. 모자와 티셔츠는 모두 휠라 브랜드였고,손에는 타이틀리스트 '프로V1' 공이 들려 있었다.
성남=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