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5년 전 철수했던 유럽대륙 시장에 재진출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월마트가 유럽 슈퍼마켓 체인 인수 · 합병(M&A)을 위해 35~55명으로 구성된 시장조사팀을 런던에 파견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월마트는 런던에 사무실을 마련해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통해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월마트는 해외 진출 시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럽 유통기업을 인수해 유럽에 진출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예상했다.

월마트는 1997년 독일 베르트카우프,1999년 영국 아스다를 각각 인수하며 유럽 무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저가 물품 대량 판매'라는 미국식 전략을 고수하다 실적 부진을 겪으며 2006년 독일에서 철수했다. 월마트는 독일에서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장은 있지만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외에 14개국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유럽에는 미국과 소비성향이 비슷한 영국에만 매장이 있을 뿐 '본토'라고 할 수 있는 대륙에는 매장이 한 군데도 없다. 한국에도 진출했다 2006년 철수했다. 뉴욕타임스는 월마트가 한국 독일 등에서 실패한 이유가 물량보다는 품질에 더 신경 쓰는 현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선 미국 시장 실적도 부진하다. 1분기 월마트의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인디펜던트는 "영국과 미국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유럽 대륙 진출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