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그리스의 재정 우려가 다시 두드러졌지만 점차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영린 금감원 거시감독국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국유재산 민영화 등 그리스 정부의 추가 긴축안 마련을 전제로 결국 추가지원(구제금융)에 동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 재정위기가 완화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완화돼 금융회사의 차입 여건도 호조를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유럽연합(EU)과 그리스 당국이 부채 만기연장뿐 아니라 원리금 감면 등 채무 재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며 "이렇게 되면 유로존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다른 `PIIGS' 국가 전체로 재정불안 우려가 퍼져 유럽계 은행의 투자금 회수,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PIIGS란 재정 우려가 큰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5개국의 영문 앞글자를 따온 말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브리핑을 시작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거시경제 전반의 이슈와 관련해 매주 정례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비난 여론에 시달리는 금감원이 통합감독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검사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한국은행을 견제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국장은 그러나 "여러 부분에 대해 우리 나름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은 사실이다"면서도 "거시적 문제에 대한 감독당국의 시각을 공유하자는 차원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