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코리아가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3일부터 차량 가격을 최고 112만원 전격 인하하기로 했다.

오는 7월 FTA 발효로 인하되는 관세만큼 자사 부담으로 미리 차량을 할인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FTA가 발효되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유럽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유럽 자동차는 FTA 체결로 7월부터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우선 현재 8%인 관세가 7월부터 1500cc 이하 차량은 1.4%포인트,1500cc 이상 차량은 2.4%포인트 각각 낮아진다. 볼보코리아는 이에 맞춰 FTA가 발효되기 전부터 모든 차량을 관세 2.4%포인트 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세금이 붙을 때 계산하는 차량 가격과 최종 소비자값이 달라 구매자 입장에서는 대략 차값의 1.4% 정도 할인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볼보의 3890만원짜리 'C30 D4' 차량 가격은 52만8000원 내려 3837만2000원에 판매한다. 또 'S80 D5' 모델은 5710만원에서 80만4000원 깎아주고,8000만원짜리 S80 T6 EXE는 112만7000원을 각각 할인해 준다. 볼보코리아는 부품 가격도 관세가 줄어드는 만큼 인하키로 했다. 차량 무상 보증 기간도 6만㎞(또는 3년)에서 10만㎞(또는 3년)로 늘렸다.

업계는 한 · EU FTA 발효를 앞두고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공세 막이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볼보가 FTA 이슈의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조치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유럽 자동차에 붙는 관세가 단계적으로 모두 없어지면 BMW 벤츠 등 유럽 브랜드의 국내 점유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