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회복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주택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을 주도해온 제조업 관련 지표마저 시장 예상을 밑돌고 있다.

19일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3~6개월 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작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4월 경기선행지수가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는 3.9를 기록,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전월 18.5에서 이달 20.0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에 앞서 16일 발표된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전월(21.7)에 비해 뚝 떨어진 11.9를 기록했다.

닐 두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성장세가 꺾이면서 경제 회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도 여전히 부진하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4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505만채에 그쳤다. 시장 예상(520만채)을 밑돌 뿐 아니라 전월(509만채)에 비해서도 감소한 것이다. 4월 중 거래된 기존주택의 중간가격은 16만3700달러로 전월에 비해 2.4% 올랐지만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5% 떨어졌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꺾이자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는 '소프트패치'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시카고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노동시장의 회복세를 이끌어낼 정도는 아니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소프트패치

soft patch.경기가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 침체에 빠지는 현상.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는 라지 패치(large patch)가 아니라 소프트 패치에 빠진 것"이라며 처음 사용했다. 라지 패치는 골프장 페어웨이 가운데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 부분을 말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