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멸실 위기 반구대 암각화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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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연구소 설립
울주 반구대 암각화의 영구 보존 방안을 연구할 전문연구소가 설립됐다.
울산대는 정몽준 이사장과 이철 총장을 비롯해 암각화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반구대암각화보존연구소'를 최근 창립하고,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285호)의 영구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반구대암각화보존연구소는 문명대 전 동국대 교수(전 서울시 문화재위원장 · 미술사학),김호석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미술사학),변영섭 고려대 교수(미술사학),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토목지질공학),장보안 강원대 교수(암석역학) 등 외부 위원과 울산대의 박경신 교학부총장(울산시 문화재위원장 · 민속학),문종규 교수(암석학),이종서 박물관장(한국사),전호태 교수(한국고대사),조홍제 교수(수자원공학) 등 내부 위원을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연구소는 △반구대 암각화 영구 보존을 위한 사업 △반구대 암각화 현황 조사사업 △반구대 암각화 학술대회 및 홍보사업 등을 전개한다.
연구소는 우선 가로 10m,높이 4m 크기의 암각화면을 암각화 강화구간,암각화면 윗부분을 붕괴안정처리구간,아랫부분을 수위하강 및 건조유지구간으로 구분해 △암각화 상부 혹부분 결속보강 △암각화 표면 풍화방지 △암각화 본체 암반 풍화방지 △암각화체의 수분유입 차단 등 암각화를 영구 보존할 수 있는 공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소 설립에 참여한 조홍제 울산대 교수는 "강도가 약한 퇴적암면에 평균 1.5㎜ 깊이로 얕게 새겨진 암각화가 수천년 동안 지속적인 풍화를 겪어온 데다 댐까지 건설돼 연평균 168일 정도 수몰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표면이 비늘처럼 일어나는 박리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 자문위원들은 암각화 침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24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울산대가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발벗고 나선 것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사연댐을 놓고 대립,암각화 침식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2003년 보존대책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 '댐 건설로 물에 잠긴 암각화부터 물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문화재청과 '댐 수위를 낮출 경우 대체 식수원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울산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왔다.
참석자들은 창립식에서 "사연댐 수위를 낮춰 암각화가 물속에 잠기는 것을 막는 것이 유일한 보존 대책"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반구대 암각화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보존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행정당국에 촉구하기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시대 말에서 청동기시대의 사냥 모습과 해양 · 육상동물 등 75종 200여점이 새겨진 바위그림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