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세계 처음으로 폐원료인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기능성 감미료 원료,자일로스 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자일리톨의 원료인 자일로스는 현재 옥수수 속대와 자작나무 줄기에서 뽑아내고 있으나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다. CJ가 이번에 추출하는 데 성공한 코코넛 껍질 자일로스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 아직 대량 생산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주요 자일리톨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대주주(지분율 45%)로 참여한 'CJ도요타츠쇼필리핀'은 19일 필리핀 민다나오섬 다바오에서 코코넛셸 자일로스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15만㎡의 부지에 건립된 이 공장의 연간 자일로스 생산량은 1만5000t.이는 덴마크 다니스코(연간 2만5000t)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생산 규모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생산법인 경영권을 맡은 CJ제일제당은 가동 첫해인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2년 뒤인 2013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은 "이를 위해 2013년까지 생산시설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증설이 이뤄지면 자일로스 생산능력이 세계 1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CJ는 중국 등 전 세계 상위권의 자일리톨 생산업체 상당수와 자일로스 공급계약을 이미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옥수수 속대 등을 원료로 한 기존 자일로스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싼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원가를 낮추려는 자일리톨 업체들이 공장 가동 전부터 물량을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이 코코넛 껍질의 강도 때문에 자일로스 추출이 힘들 것이란 지적에도 불구하고 2006년부터 5년 가까이 연구 · 개발(R&D)에 매달려 온 이유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합작법인 설립도 전 세계 시장 공략을 겨냥해 이뤄졌다. 합작법인 참여업체는 CJ제일제당(지분 45%)과 빙그레(11%),일본 도요타통상(34%),필리핀 안플로코어그룹(10%) 등 4개사다. CJ는 자일로스 R&D와 생산 · 경영을 담당키로 했으며,빙그레는 자일로스를 활용한 다양한 식음료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도요타통상은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자일로스 판로 확대를 추진하고,필리핀에서 농업 유통 부동산 리조트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안플로코어그룹은 원료 조달 등을 맡기로 했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제조마르 비나이 필리핀 부통령,이건영 빙그레 사장,이재호 CJ제일제당 부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 자일로스

자일리톨의 원료가 되는 단당류 소재다. 자일리톨은 충치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만들어 내지 않는 천연 감미료로,당뇨병 환자를 위한 포도당 대용 에너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풍미증진제 구강위생제 등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자일리톨을 포함한 전세계 당알코올류 시장은 1조7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