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엿새째 '팔자'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전날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기간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오전 10시5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47포인트(0.63%) 내린 2122.31을 기록 중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유연한 출구전략 방침 등에 힘입어 나흘 만에 상승한 상황에서 지수는 2140선을 회복하며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이 매물 규모를 늘리면서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고, 한때 2120선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기조가 연장되면서 지수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닷새간 2조43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조정을 이끌었다. 이날도 20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정책(QE2)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유동성 관련 우려가 커졌고, 유로존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도 지수 덜미를 붙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원자재가격 하락이나 유럽 재정이슈에 대한 우려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세계 투자자금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과 호주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감소하는 등 세계 유동성이 위험자산을 등한시 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며 "장기투자가 성격에 가까운 미국계 자금의 경우 지난 1월 2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가 수급 관련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계 자금의 국내증시 순매수 규모는 최근 3개월 평균 7500억원으로 이전 3개월 평균(1조9000억원)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코스피지수의 바닥권 확인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되 증시 바닥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번 단기 하락 시세에서 가장 먼저 조정받은 은 가격의 저점 확인이 필요하다"며 "길게 보면 증시가 올라가겠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증시 상승 추세가 유효하기 때문에 저가 분할매수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란 진단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주택시장 침체, 신용경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은 유동성 파티의 여운을 좀 더 끌어갈 수 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도 여파로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는데 이는 기조적인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비춰 이후 베이시스가 개선되고 증시 상황이 안정되면 외국인도 순매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