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그리스,포르투갈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변방국과 독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에 대해 “너무 많은 휴가에 풍족한 연금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비꼬자 포르투갈측에선 “제국주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유럽 재정위기가 국가 지도층간 직설적인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18일 “포르투갈인들이 메르켈 총리에 대해 ‘제국주의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양국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데는 메르켈 총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메르켈 총리는 독일 베스트팔렌주 메쉐데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나라는 너무 많은 휴가를 즐기고,어떤 나라는 거의 쉬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전쟁을 유럽은 치르는 중”이라며 “독일은 (배짱이 국가들을 도울)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스페인,그리스,포르투갈 같은 나라는 독일보다 일찍 은퇴해서 연금을 즐기는데 이는 매우 중요하고도 옳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사실상 남유럽 변방국 국가들에게 “더 많이 일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발언인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에 대해 최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은 격분했다.

마누엘 카르발류 다 시우바 포르투갈 무역연합회 회장은 “EU의 연대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제국주의적 발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페드로 파소스 코엘류 포르투갈 사회당 대표도 “(메르켈의 주장에)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독일 주도 EU가 남유럽 국가들에게 강력한 긴축과 재정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대 남유럽간 감정싸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