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제작업체인 엔스퍼트는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구글로부터 최신 태블릿PC용 안드로이드 플랫폼인 허니콤 사용권을 따낸 것은 호재다. 반면 작년 144억원의 영업손실과 204억원의 순손실을 낸 점은 악재다. 작년 12월(70억원)에 이어 지난 9일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발표한 것도 주가엔 치명적이었다. 연초 2735원이던 주가는 18일 1400원까지 하락했다. 이창석 엔스퍼트 대표(41 · 사진)는 이에 대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발표한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은데.

"주문을 받아 제품을 납품한 뒤 대금을 받을 때까지 5개월 정도 걸린다. 협력업체에는 돈을 줘야 한다. 회사로서는 300억원가량이 5개월 동안 묶이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연내 추가 증자는 없을 것이다. "

▼지난해 적자폭이 상당하다.

"2분기에는 흑자전환을 해 올 상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500억원에 달하는 해외수주가 올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

▼흑자전환이 어떻게 가능한가.

"올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출품했던 태블릿PC '크론'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좋다. 국내에서는 이미 한 통신사가 120억원어치의 제품을 구매키로 했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터와도 공급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7월에는 중저가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태블릿PC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지난해 출시한'아이덴터티탭'은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았는데.

"아이덴터티탭은 국내 회사가 만든 최초의 태블릿PC였다.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태블릿PC에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생산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국내 태블릿PC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돼 생산관련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 "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은.

"이달 내놓은 크론은 태블릿PC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만든 제품이다. 단순히 스마트폰과 노트북 중간 단계의 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매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치다. 똑같은 화면에서 여러 종류의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은 크론이 유일하다. 경쟁력을 갖고 있다. "

▼지난해 초 7000원대였던 주가가 1400원까지 떨어졌는데.

"앞으론 나아질 것이다. 현재 계약한 물량을 중심으로 월 4만~5만대의 태블릿PC를 생산하면 하반기부터 월 180억~2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주가는 최소 40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자신한다. "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