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태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에 이어 중국도 전력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관련 업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통 6~9월 여름철에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전력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의 전력난으로 조선 화학 철강 등의 업황이 좋아지고, 국내 업체들도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조선주들은 일본 원전사태에 따른 업황회복 기대로 일찌감치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일11일 일본 지진 이후 전날까지 36.98% 급등했고, 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도 각각 23.26%와 21.09% 상승했다.

이상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LNG 수요증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했다"며 "LNG선과 해양플랜트의 발주 증가가 조선주의 전반적인 수주실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화학과 철강의 경우 중국의 전력난으로 제품 가격 및 마진의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전력사용량은 전년동월보다 11.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력위원회는 올 여름철 전력부족 규모가 3000만KW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 여름철 예상 공급부족분의 2배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전력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은 △경제성장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했으나 발전설비를 크게 늘리지 못했고 △석탄가격 상승과 전기료 인상 억제로 전력생산의 80% 내외를 담당하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으며 △석탄산업의 구조조정과 송전망 확충 부족 등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전력부족 심화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국영 석유업체에 대해 경유수출은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며 "이로 인해 지진 여파에 따른 일본의 정유제품 수출제한과 함께 역내 경유 수급이 더욱 빠듯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름철로 갈수록 등·경유 마진이 호전되면서 전체 석유정제 마진도 점차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철강업종에 있어서는 중국의 전력부족이 올 가을 가격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여름에도 전력 부족에 따른 단전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철강생산의 차질로 높은 재고수준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철강가격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여름에 재고조정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높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철강과 화학은 전력을 많이 쓰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중국의 전력난이 철강과 화학의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