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소 고문인 A씨는 지난달 타이거 우즈(미국)가 방한했을 때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행운을 잡았다. 우즈는 그에게 드라이버를 쳐보라고 한 뒤 바로 3번 아이언을 쳐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을 쳐보라고 주문했다. 그의 스윙을 가만히 지켜보던 우즈는 "백스윙을 시작할 때 양손으로 클럽을 한번 눌러주라"고 귀띔했다. 우즈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백스윙을 시작할 때 아무런 준비동작 없이 하게 되면 백스윙 도중에 다른 움직임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미스샷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우즈가 말한 것은 일종의 '포워드 프레스(forward press)' 동작이다. 백스윙에 들어가기 직전 손목을 목표 쪽으로 약간 기울여주는 동작을 말한다. 이 동작은 샷을 할 때 반동을 이용해 백스윙을 부드럽게 해준다.

A씨가 우즈에게 "현재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비를 바꾼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라고 물었더니 '장갑'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우즈는 "장갑을 자주 바꿔라.아마추어 골퍼들 가운데 장갑이 헐거워질 때까지 사용하는데 새 장갑을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A씨는 우즈의 조언에 힘입어 두 차례나 '싱글' 스코어를 낼 정도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중소기업 사장인 B씨도 지난해 여자골프대회 프로암에 참가해 신지애로부터 '그립을 한번 눌러주라'는 말을 들었다. 우즈가 했던 조언과 똑같은 말이다.

대기업 사장인 C씨는 프로암대회에서 최경주로부터 "그립을 꽉 쥐라"는 얘기를 들었다. 최경주는 "보통 계란을 쥐듯이 그립을 하라는 말이 많지만 아마추어는 꽉 쥐는 게 더 낫다. 그립이 견고해야 한다"고 했다. C씨는 최경주의 말대로 했더니 정말 방향성이 훨씬 좋아졌다며 기뻐했다.

이처럼 유명 투어 프로들의 레슨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투어 프로들은 기존의 이론서나 원칙에 연연하지 않는다. 정일미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레슨에서 가장 효과를 봤던 것으로 "아이언을 찍어치지 말고 쓸어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일미는 "아이언을 찍어치려고 하면 오히려 힘이 들어가 역효과가 난다. 편하게 쓸어치라고 하면 힘도 빠지면서 샷이 몰라보게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투어 프로들의 공통점은 레슨할 때 절대로 스윙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문제점을 바로 찾아내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