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옥수수 등에서 뽑아낸 전분을 원료로 한 친환경 도료 첨가제와 접착제 폐수처리제 등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현재 도료 코팅제 및 접착제 등은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하고 있으며,국내에서 천연 식물소재인 전분을 이용해 이들 제품을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분 선두업체인 대상은 전분의 뛰어난 점성에 착안해 2009년 이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들어가 2년 만에 친환경 산업소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석유화학 계통이 아니어서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성장가능성을 감안해 5년 뒤인 2016년까지 친환경 소재 부문에서 연간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대상이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 제품은 △도료와 금속 등의 코팅제로 사용되는 전분계 에멀션(두 액체를 혼합할 때 한쪽 액체가 미세한 입자로 변해 다른 액체 속에 분산돼 들어가는 계통의 물질) 수지 △포장 및 가구 제작 등에 쓰이는 '핫멜트'형 접착제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탈크(활석 분말) 대체제 △메탄올 대체 폐수처리제 등 4가지다.

이들 제품은 식물성이어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에서 전분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상 관계자는 "전분계 에멀션 수지는 수성 페인트에 사용되는 아크릴 에멀션 수지에 전분을 결합시킨 것으로 기존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한 도료에서 발생하는 자극적인 냄새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분계 핫멜트형 접착제의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 제품은 건조 속도가 빨라 가구 제작 및 제품 포장 등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임홍명 대상 중앙연구소장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분계 핫멜트형 접착제가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전분

澱粉.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다당류 탄수화물이다. 설탕을 대신한 단맛과 매끈한 질감을 내기 위해 과자 빵 음료 등 다양한 식품에 들어간다. 식품 이외에 의약 화장품 종이 섬유 등을 만들 때도 사용된다. 대상은 지난해 전분사업에서만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