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숨진 모델 김유리(22·여)씨의 사망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유리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뚜렷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혈액에서 아미트리프틸린과 클로르페니라민 등 신경안정제, 진통제, 항우울제, 최면진정제 등 성분의 약물이 검출됐지만 모두 치료농도 이하여서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

경찰은 사망 당일 오전 지인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씨가 10~15알의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약물반응 검사 결과 수면제가 사망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직검사 결과 장기손상의 흔적이 없고 위에 음식물이 남아있어서 거식증에 의한 사망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2009년 10월부터 우울증을 앓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고 부모가 2008년과 올해 초 잇따라 세상을 떠난 점에 주목해 우울증과 약물치료 등으로 체력이 급격히 약해진 상태에서 자연사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흔적이 없어 자살도 타살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