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0㎝에 몸무게 110㎏의 육중한 덩치.중절모를 쓴 채 담배 파이프를 연신 빨아들이는 45세의 중년 남성.차갑고 무관심한 듯하지만 상대를 꿰뚫어 보는 눈빛….'

셜록 홈즈,아르센 뤼팽과 더불어 추리문학계에서 사랑받는 쥘 매그레를 주인공으로 한 조르주 심농(1903~1989)의 소설 '매그레 시리즈'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수상한 라트비아인》(사진) 《갈레 씨,홀로 죽다》 《생폴리앵에 지다》 《라 프로비당스 호의 마부》 등 4권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매그레 시리즈' 22권을 출간하기로 했다.

1930년대 프랑스와 유럽을 배경으로 매그레 반장이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이 시리즈는 장편 75편,단편 28편 등 103편에 이른다.

출판사 측은 "독자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장편 75편의 완간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식으로 저작권을 획득해 시리즈를 모두 내놓는 것은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 시리즈는 매월 2권씩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동시에 출간된다.

벨기에 소설가 조르주 심농은 1931년에만 10권 이상의 매그레 시리즈를 내놓으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의 작품들은 여느 추리 소설과 달리 범인을 찾고 전말을 밝혀내는 데 치중하는 게 아니라 사건의 본질과 인물들의 욕망을 파헤치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섬세한 심리묘사,사건 배경에 대한 밀도있는 분위기 전달,짧고 단순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문체 등이 돋보여 장르 문학에 인색한 프랑스 문단에서도 "추리소설 형식을 빌려 인간 삶의 비극성을 잘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