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연구 · 개발(R&D) 비중도 매우 큽니다. 세계적인 일류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도 많고 대학들의 경쟁력도 높습니다. 이런 자산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극대화하느냐가 미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건입니다. "

윌리엄 베이츠 미국 경쟁력위원회(NCC) 부위원장(사진)은 17일 포럼에서 "미국의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국가 혁신을 위해 투입할 자산 여력이 크지 않다"며 "현재 가진 유 · 무형 자산의 시너지를 찾는 데 NCC가 국가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츠 부위원장은 이 같은 시너지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 간 일자리 공유를 들었다. 그는 "NCC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각 대기업의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주는 공급망을 만들어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1986년 NCC를 설립해 중장기 국가발전 로드맵을 만들어왔다. 미국 의회와 정부에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게 NCC의 임무다. 미국 경쟁력위원회의 특징은 민간이 주도한다는 점이다. GE IBM 인텔 듀폰 월마트 등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의 또 다른 축은 대학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산실 역할을 대학이 해주고 있다. NCC 참가 대학은 MIT 조지타운대 등 150개에 이른다. 주요 노동조합장들도 회원으로 위촉,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베이츠 부위원장은 "최근에는 주요 대학들이 진행하는 R&D의 상업적 효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어떤 기술이 어디로 이전이 필요한지 등 R&D 유통에 대한 종합적인 지도를 만들어 산 · 학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