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한 '자영업 멘토링 사업'을 지난 4월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전국에서 선정한 15개 자영업소를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집중적인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점포는 성공점포로,평범한 점포는 대박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이 현장에서 진행한 컨설팅 내용은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 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됩니다.

주최: 한경·IBK 기업은행


9.9㎡짜리 테이크아웃 커피점 매출 더 늘리려면

Q.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2번 출구와 전쟁기념관 사이에서 조그만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안(56)입니다. 삼각지역에서 나와 전쟁기념관 쪽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평소 유동인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2008년 8월 개업했으니 자영업에 뛰어든 지 3년이 다 돼 갑니다. 가게는 9.9㎡(3평) 규모로 협소해 손님들이 들어올 정도는 안 되고 오로지 테이크아웃으로 커피와 주스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게는 보증금 500만원에 임차,월임대료가 40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창업비용은 시설비와 집기류를 포함해 모두 2500만원이 들었습니다. 7층 건물의 1층에 가게가 있지요.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종업원은 없으며,아내가 짬을 내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공무원으로 20년을 근무한 뒤 교량이나 터널 안전진단을 하는 업체를 직접 운영한 경험도 있습니다. 현금을 만지기 쉬운 자영업을 하기로 결심,3년 전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커피를 좋아하는 데다 관심도 많아 일찌감치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놓았습니다. 언젠가 써먹을 요량이었지요.

한경의 자영업멘토링이 시작된 지난달 초 이전까지 한 달 매출이 250만원대로 저조한 편입니다. 순익도 90만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제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셈입니다. 주변에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배후에 주택가가 받쳐주는 것도 아니어서 입지는 열악합니다. 대로변에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는게 결정적인 약점입니다. 직장 다니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정도로 커피점 사업에 대한 열정이나 의욕을 가지고 있었지만,소점포 경영에 대한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50대 중반이지만 영세한 점포에서 경험을 쌓아 향후 대형 커피전문점이나 가맹본부를 운영해 보겠다는 열망도 갖고 있습니다. 다행히 계절이 커피점의 성수기에 접어들어 홍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면 매출이 늘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불리한 입지 조건을 극복하고 매출을 올리려면 어떤 방법을 활용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클래식·재즈 틀어 오감 자극…대형점 벤치마킹, 이벤트 행사

A. 점포 주변의 영업 환경을 진단해보면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주고객인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평일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주말에 전쟁기념관 안에 있는 웨딩홀과 국방회관 내 결혼식장에서 이뤄지는 결혼식 하객들이 매출에 기여하는 주요 수익원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길 건너 국방부와 전쟁기념관 근무자들이 점심 시간을 전후해 지나다니는 게 눈에 띕니다. 이는 주말의 하루평균 매출(40만원 안팎)이 평일의 두 배를 넘는 데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다행인 것은 멘토링을 시작한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매출이 500만원을 돌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컨설팅한 몇 가지 사항을 철저히 준수했다는 겁니다. 우선 점포의 외형적인 공간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외벽에 벽화를 겸한 현수막을 걸고 야외 테라스를 조성함으로써 기존 매장에 손을 대지 않고도 점포를 확장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쓸모없이 방치됐던 바깥 시설물을 약간 개선하는 정도로도 점포의 가시성을 확실히 높여놓은 것이죠.행인들의 눈에 이 가게가 뚜렷이 각인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점포 가시성을 높인 것과 함께 계절적 요인이 겹쳐 매출 증대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향후 진행할 컨설팅 포인트는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한정된 공간에서 매장의 레이아웃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스와 스무디,아이스티 등 추가 메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업공간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어차피 작은 매장인 만큼 한뼘의 공간이라도 매출에 도움이 되는 작업 공간으로 써야 합니다. 쓸모없는 소품들은 아예 치워버리는 것이죠.

둘째,메뉴를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신상품 아이템을 개발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커피전문점은 일반적으로 4~9월을 성수기로 칩니다. 성수기에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스무디,과일주스,아이스크림,팥빙수 등 계절성 상품을 맛깔스럽게 만들어내는 기술을 빨리 익혀야 합니다. 과일주스라 하더라도 딸기와 바나나를 혼합한 음료를 만들 때는 믹싱 기술을 별도로 배워야 합니다. 오전 10시 이후 브런치 세트 메뉴를 파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세트 메뉴는 베이글이나 토스트 등 빵류와 커피,주스와 같은 음료수를 짝으로 맞추고,일손이 달리면 인근 동네 주부를 아르바이트로 활용하면 됩니다. 포장 원두나 캡슐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홍보 전략입니다. 고객에게 어필하는 인상적인 점포를 만드는 것이죠. 경품 이벤트를 열거나 할인쿠폰을 인근 사무실에 뿌리는 것은 물론이고 점주의 복장,매장 음악과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커피점주로는 다소 많은 나이를 극복하기위해 하얀 드레스 셔츠 위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머리를 두건까지 곁들여 쓴다면 동네 명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겠지요. 일등점포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용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음악도 오전과 오후를 나눠 클래식과 재즈 등을 번갈아 내보냄으로써 행인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넷째,대형 커피전문점들의 매장 운영 기술을 틈나는 대로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개인 독립점포는 자칫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동업계의 흐름에 뒤처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기업형 커피전문점들이 어떤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지 모방하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의뢰인은 컨설팅 방향대로 움직이는 실행력이 돋보이는 만큼 멘토링 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 말에는 이 지역 명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윤부기 핸드플러스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