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상장된 일부 증권사들이 지난해 영업실적이 악화했는데도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는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영업실적보다는 배당금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대주주들의 전형적인 `자기몫 챙기기'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24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거나 적자로 돌아섰는데도 배당금 수준은 높이거나 지난해와 같게 유지한 증권사가 7개에 달했다. 신영증권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5% 감소했는데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보통주 1주당 2천원, 우선주 1주당 2천50원의 현금배당을 최근 결정했다. 이로써 신영증권 최대주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51만주, 15만주 보유한 원국희 회장은 모두 33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리게 됐다. 한양증권도 지난해 순이익이 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4%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750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악화된 영업실적을 도외시한 배당 잔치에서는 일부 대형 증권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1천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8% 감소했는데도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50원, 우선주 1주당 2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순이익이 9.64% 줄었지만 전년과 같이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한양증권이 73.46%로 가장 높았으며 대신증권(70.81%)과 유화증권(63.87%)이 그 뒤를 이었다. KTB투자증권(43.24%)과 메리츠종금증권(41.79%)도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다. 영업실적이 악화되자 지난해 했던 배당을 올해는 포기하거나 규모를 줄인 증권사들도 일부 있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했던 NH투자증권은 순이익이 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01% 감소하자 올해는 배당을 포기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21.27% 줄어들자 배당금 수준을 보통주 1주당 4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원 낮췄으며 골든브릿지증권도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자 배당금 규모를 보통주 1주당 80원에서 50원으로 줄였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