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2100선까지 밀려났으나 낙폭을 줄여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틀째 '팔자'에 나섰지만 개인이 매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내는 모습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연 3.0%로 동결했지만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7포인트(0.12%) 내린 2120.08로 마감해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지수도 2130선을 회복,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지수는 예상 밖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2100선으로 밀려났다. 한때 2103.06까지 밀려 21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개인이 매수 규모를 확대한 데 이어 기관이 '사자'로 전환하면서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지수는 낙폭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수는 2120선을 되찾았고, 장 후반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외국인은 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6397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장 초반 '팔자'에 나섰던 기관은 전기전자 업종을 대거 사들이면서 1161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은 운수장비, 금융, 화학을 위주로 54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을 나타내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꾸준히 출회됐다. 차익거래는 1855억원, 비차익거래는 2155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4011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 외환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진 하나금융지주가 하한가로 밀리면서 금융업이 2% 넘게 하락했다. 이날 재상장한 메리츠금융지주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반면 은행업종은 외환은행이 12% 넘게 뛴 덕에 업종지수가 3%대 급등했다.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업종은 금리 동결 소식과 함께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보험업종지수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으나 장 초반 하락 반전했고,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후 낙폭을 키우는 흐름이었다.

운수장비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가 3%대 하락했고,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만도, 현대위아 등 부품주들도 내림세로 마감했다.

전기전자업종은 기관 매수에 힘이 실리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3%대 상승해 91만원대로 뛰었고,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도 1∼2%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4개 등 377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하한가 3개를 포함해 428개 종목이 내렸고 7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을 개인과 일부 기관이 받아내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많이 오른 데 따른 가격 부담이 최근 해소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풀이했다.

코스닥지수는 하락한 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82포인트(0.56%) 오른 507.28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째 동반 '사자'에 나섰지만 매수규모가 크지 않아 지수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상한가 15개를 비롯해 48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6개 등 447개 종목은 내렸다. 64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동결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0.16%) 오른 1086.8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