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계열사 두산건설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에도 작년 말(8만5800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후에는 5만원대 중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실적이나 수주는 주가 평가 시 뒷전으로 밀린 채 계열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재무 부담이 부각된 까닭이다. 하지만 두산건설이 유상증자와 주식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면서 주가 반전의 기반은 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두산건설의 재무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점차 실적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바닥을 보여줬다"며 "2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조2121억원,영업이익은 59% 증가한 775억원이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매출은 1조8564억원,영업이익은 1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담수부문도 이번 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도 있다.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는 지난달 말까지 9000억원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달부터 수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수주 입찰 중이거나 참여 예정인 프로젝트 규모가 10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이 중 상당수는 5~6월 수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도 "5~6월에만 최소 2조5000억원 이상, 연간 10조원 이상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위원은 "두산건설 유동성 이슈에서 벗어난 현 시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며 두산중공업을 기계업종 내 최우선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50% 가까이 높은 9만6000원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도 주가가 바닥을 벗어나 10만원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은 세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1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산정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