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대주주 수시 적격성' 및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사법절차가 끝날 때까지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까지 배타적 인수 협상권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장기 표류하거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은 12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그동안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수시 적격성 충족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한 결과 외부 전문가들이 엇갈리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사법적인 절차의 진행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위원들의 간담회에서 최종 결정됐다고 신 부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반대한 위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지금 발표하는 내용은 금융위원 전체 의견과 동의를 거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부위원장은 발표 배경에 대해 "(금융위가 론스타의 수시 적격성 판단을 유보한) 3월17일 이후 시장과 언론에서 많은 추측이 나오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었다"며 "법률 검토와 여러 차례의 금융위 간담회,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감안해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자회사 편입 승인은 별개 사안이지만 두 사안을 따로 떼어 놓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해 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승인 심사를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 미칠 영향과 관련,신 부위원장은 "승인 심사 결론을 당장 내리지 않더라도 경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론스타와 계약 연장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13일 이사회 멤버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객 주주 및 임직원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