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이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크게 화를 냈다. 12일 국회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 의장의 분노는 김 위원장이 들어서자마자 시작됐다.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강도'원이라는 말이 많다"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장이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인 건 "수직적 당 · 정 · 청 관계를 벗어나 수평적 당 · 정 · 청 관계를 만들고 정책은 정부가 아닌 당이 주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의장은 김 위원장이 준비한 자리에 앉자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문에 금융감독 기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쏘아붙였다.

이어 "벌써 검찰에서 단편적인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는데,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당의 이런 의지에 맞춰 정부도 정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조기 수습하겠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장은 특히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연재한 '위기의 금감원' 시리즈를 예로 들면서 "금감원에 3D부서가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저축은행 담당 부서도 이 중 하나로 써 있었다"며 "서민들의 금융을 다루는 부서에 엘리트들이 더 많아야 하는 게 맞지,제1금융권에만 인재들이 몰리는 게 맞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검사 인력부터 모든 것을 쇄신해 환골탈태의 각오로 개선하겠다"고 대답하는 등 연방 고개를 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