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성장을 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155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0.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9년 1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2월 4.4%,3월 5.3%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여왔다.

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것은 올 들어 정부의 소형차에 대한 구매보조금제도가 폐지됐고, 베이징 등 일부 대도시에서 차량 등록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 들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배나 급등해 운전자들의 부담이 늘어났고 일본 대지진에 따른 일본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일부 자동차회사의 생산이 어려움을 겪은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둥양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교통난과 유류비 증가 등으로 대도시에서 자동차 판매가 많이 줄었다"며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당초 예상치인 10%는 물론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8%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체별로는 대지진으로 타격을 받은 일본 업체와 저가 자동차를 주로 만드는 중국 토종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반면 고가 자동차를 파는 외국 업체들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의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3월 21.88%에서 지난달 15.46%로 급감했다.

반면 벤츠는 56% 증가한 1만7180대를 팔았다. 벤츠는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6만1170대로 77% 급증했다. 아우디는 21.2% 증가한 2만3800대,BMW도 67.2% 늘어난 2만800대를 팔았다. 현대와 기아차도 선전했다. 베이징현대는 6만3889대,둥펑위에다기아는 3만2376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들 2개사의 판매량은 15.26% 증가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