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대거 들고 나오게 마련인 통신사들이 이번 월드IT쇼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양대 통신사 전시의 무게 중심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서비스에 쏠려 있었다. KT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만든 서비스,제품 등을 전면에 내세웠고 SK텔레콤은 부스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오픈 협력 존(Open collaboration zone)'을 만들었다.

◆SKT,3년간 개발자 2만명 키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월드IT쇼 개막식에 앞서 열린 방송통신콘퍼런스 기조 연설에서 "동반성장 전략없이 스마트 시대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앞으로 3년간 2만명의 외부 개발자를 양성하고 총 1조원을 플랫폼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중소 개발사나 1인 기업이 자유롭게 소프트웨어를 올려놓을 수 있는 플랫폼에 집중 투자해 2015년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 더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을 뒷받침하듯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 부스도 동반성장,협력,중소개발사 제품 전시 등을 중심으로 꾸몄다. 부스를 방문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상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오픈협력존을 부스 중앙에 배치하고 가장 큰 면적을 할애했다.

스마트워크 서비스 분야에서도 SK텔레콤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위주로 구성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언제 어디서든 기업 운영에 관한 핵심 이슈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CEO',자영업자들이 상권을 분석하거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지오비전' 등이 대표적이다.

◆KT,중소기업제품 부스 중앙에 배치

KT 역시 중소기업과의 상생전략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아이리버가 제조한 유아용 로봇 '키봇'을 부스 중앙에 전시하고 아이쿠라는 벤처기업의 인터넷 방송 서비스 '올레온에어',JDF의 어린이용 온라인 애니메이션 서비스 '아바타 동화' 등을 주요 서비스로 내세웠다.

KT 에코노베이션팀도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우수 벤처 기업들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알에스라는 벤처기업이 만든 '갤럭시 서퍼'는 캐주얼 게임과 만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의 체험형 만화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자책 개발 플랫폼인 '카페러너'를 활용해 올레 전자책의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였다. 이석채 KT 회장은 "스마트 시대에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벤처기업들과의 협력 모델을 다양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LTE,클라우드 등 첨단 서비스도 선보여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첨단 서비스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은 7월 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LTE를 국내 처음으로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연했다. HD(고화질)급 동영상을 다운로드받아 재생하는 데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LTE 옆에는 현재의 3G(세대)를 기반으로 한 동영상이 재생됐지만 자주 끊어지거나 화면이 멈추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KT는 20여대의 아이패드2를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KT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전시회장에서 체험할 수 있게 따로 코너를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클라우드의 사용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미래의 클라우드 활용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주요 목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