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할머니께 돈 쓴 곳 알려야 기부 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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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탁 건국대발전기금 본부장
대학 기부문화 정립위해 국내 첫 유치전담기구 마련
연말부터 본격 모금운동
대학 기부문화 정립위해 국내 첫 유치전담기구 마련
연말부터 본격 모금운동
"김밥집 할머니들이 대학들에 기부한 수십억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대학이 기부자에게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 친절하게 알려줘야 기부문화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부문화가 선진국만 못하다고 아쉬워하기 전에 대학 스스로 올바른 기부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
허탁 건국대발전기금본부(SKARF) 본부장(52 · 사진)은 국내 대학 처음으로 학내에 기부금 유치 전담기구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건국대는 작년 9월 김진규 총장이 취임하면서 모금전담기구 설치를 제안했고,서울대발전기금에서 일하던 모금전문가 황신애 씨 등을 영입해 지난 3월 SKARF를 출범시켰다. 대외협력 부총장인 허탁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본부장을 맡았다. 건국대발전기금본부는 올 하반기까지 조직 정비와 모금상품 개발을 마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간다.
◆"대학 발전의 종잣돈은 기부금"
허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대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 종잣돈을 만드는 데 등록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작년 8월까지 5년간 발전기금으로 총 76억원을 모았다. 미국 명문대학들이 같은 기간 수조원씩을 모금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허 본부장은 SKARF의 설립 목적으로 '기부 선순환 구조'를 들었다. 대학에서 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아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이 학생들이 나중에 더 큰 기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금활동이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것을 체계적으로 통합할 필요도 있었다"며 "건국대에 기부하고 싶으면 번거롭게 이것저것 알아볼 필요 없이 SKARF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전담기구를 학교법인 내 독립 조직으로 만들면 자금 운용이나 인력 구성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아직 세제 혜택 등에서 제도적인 걸림돌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제도가 개선되면 기구를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외부 모금전담기구를 갖춘 대학은 별도의 대통령령(서울대학교 설치령)을 적용받는 서울대가 유일하다.
◆"모금상품을 잘 만드는 게 관건"
허 본부장은 모금상품,기부자,모금조직,모금전략 등 모금의 네 가지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모금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모금의 명분이 담겨 있는 모금상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금상품은 기부자의 이름을 딴 건물이나 사업 등으로 구체화되며,모금상품이 잘 갖춰지면 기부자 확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설명이다.
허 본부장은 "기부금을 많이 받기 위해 대학은 '기부자=투자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 상품에 따라 어떤 이익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지를 설명하는 것처럼 대학도 기부금을 통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이를 위해 SKARF를 중심으로 간담회,세미나 등을 열어 학교 현황 정보를 알리고 대학과 기부자가 일체감을 갖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허 본부장은 "모금의 취지를 기부자에게 잘 전달해 기부자가 '기부 잘 했다'는 느낌이 들어야 다시 기부에 나서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를 논하기 전에 대학이 먼저 올바른 기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공과대를 나온 허 본부장은 미국 리하이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건국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국대 연구처장 · 산학협력단장,전국산학협력단장협의회 회장,서울시 산학연포럼 부회장 등을 지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허탁 건국대발전기금본부(SKARF) 본부장(52 · 사진)은 국내 대학 처음으로 학내에 기부금 유치 전담기구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건국대는 작년 9월 김진규 총장이 취임하면서 모금전담기구 설치를 제안했고,서울대발전기금에서 일하던 모금전문가 황신애 씨 등을 영입해 지난 3월 SKARF를 출범시켰다. 대외협력 부총장인 허탁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본부장을 맡았다. 건국대발전기금본부는 올 하반기까지 조직 정비와 모금상품 개발을 마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간다.
◆"대학 발전의 종잣돈은 기부금"
허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대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 종잣돈을 만드는 데 등록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작년 8월까지 5년간 발전기금으로 총 76억원을 모았다. 미국 명문대학들이 같은 기간 수조원씩을 모금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허 본부장은 SKARF의 설립 목적으로 '기부 선순환 구조'를 들었다. 대학에서 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아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이 학생들이 나중에 더 큰 기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금활동이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것을 체계적으로 통합할 필요도 있었다"며 "건국대에 기부하고 싶으면 번거롭게 이것저것 알아볼 필요 없이 SKARF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전담기구를 학교법인 내 독립 조직으로 만들면 자금 운용이나 인력 구성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아직 세제 혜택 등에서 제도적인 걸림돌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제도가 개선되면 기구를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외부 모금전담기구를 갖춘 대학은 별도의 대통령령(서울대학교 설치령)을 적용받는 서울대가 유일하다.
◆"모금상품을 잘 만드는 게 관건"
허 본부장은 모금상품,기부자,모금조직,모금전략 등 모금의 네 가지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모금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모금의 명분이 담겨 있는 모금상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금상품은 기부자의 이름을 딴 건물이나 사업 등으로 구체화되며,모금상품이 잘 갖춰지면 기부자 확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설명이다.
허 본부장은 "기부금을 많이 받기 위해 대학은 '기부자=투자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 상품에 따라 어떤 이익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지를 설명하는 것처럼 대학도 기부금을 통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이를 위해 SKARF를 중심으로 간담회,세미나 등을 열어 학교 현황 정보를 알리고 대학과 기부자가 일체감을 갖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허 본부장은 "모금의 취지를 기부자에게 잘 전달해 기부자가 '기부 잘 했다'는 느낌이 들어야 다시 기부에 나서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를 논하기 전에 대학이 먼저 올바른 기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공과대를 나온 허 본부장은 미국 리하이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건국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국대 연구처장 · 산학협력단장,전국산학협력단장협의회 회장,서울시 산학연포럼 부회장 등을 지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