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감기약 편의점서 판매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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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오른 약국…"우리도 현금지급기 설치"
약사회, 전국 지부 통해 2만300여곳에 설치 권고
5월 말 일반약 슈퍼판매 결정 앞두고 '단체행동'
약사회, 전국 지부 통해 2만300여곳에 설치 권고
5월 말 일반약 슈퍼판매 결정 앞두고 '단체행동'
대한약사회가 전국 2만300여개 약국에 현금지급기(ATM)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ATM이 약국에 설치되면 임대료 수입뿐 아니라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동네 보건소'의 지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일각에선 약사회가 정부의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드라이브에 대해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약사회는 지난 6일 16개 지부를 통해 전국 약국에 ATM 설치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약사회는 이에 앞서 한국전자금융(NICE)과 약국 내 현금지급기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약국이 ATM을 설치할 경우 해당 약국은 장소 임대료로 매월 4만원(사용 건수 300건 이하)을 받게 된다. 하루 평균 이용 건수를 10건으로 잡은 것이며,한 달 사용 건수가 300건을 넘어서면 1건당 100원이 추가 지급된다.
약사회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며 수익구조가 열악한 심야 응급약국이나 365일 약국에 우선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A약국의 한 약사는 "약국은 서울과 지방,그리고 대형병원을 끼고 있는 문전약국과 비문전약국으로 나눠 볼 때 수익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정부가 슈퍼마켓이나 마트 · 편의점에서 일반약 판매를 허용하면 영세한 약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나빠질 텐데 ATM 설치로 한 달 전기요금이라도 벌 수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약사회 측은 은행이나 ATM이 많이 설치된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에서 ATM 설치를 원하는 약국이 더 많다고 전했다. NICE 측은 이르면 이달 말께 수도권에서 현금지급기를 설치한 1 · 2호 약국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약사회가 약국 내 ATM 설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는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약사회의 설명과는 다른 해석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사회는 우리나라 최대의 이익단체"라며 "박카스 까스활명수 게보린 아스피린 등 일반의약품의 독점적인 판매 창구를 슈퍼마켓 · 편의점 등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발동한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정부는 휴일과 심야시간대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 방안을 5월까지 마련하겠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민병림 서울시약사회장이 단식투쟁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해왔다.
약국 내 ATM 설치는 약사회의 고민이 반영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약국에 ATM이 설치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써 '약국은 살아있다'는 걸 대내외에 보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헌수 대한약사회 홍보팀장은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이 힘든 약국에 대한 수익 보상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약사회는 지난 6일 16개 지부를 통해 전국 약국에 ATM 설치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약사회는 이에 앞서 한국전자금융(NICE)과 약국 내 현금지급기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약국이 ATM을 설치할 경우 해당 약국은 장소 임대료로 매월 4만원(사용 건수 300건 이하)을 받게 된다. 하루 평균 이용 건수를 10건으로 잡은 것이며,한 달 사용 건수가 300건을 넘어서면 1건당 100원이 추가 지급된다.
약사회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며 수익구조가 열악한 심야 응급약국이나 365일 약국에 우선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A약국의 한 약사는 "약국은 서울과 지방,그리고 대형병원을 끼고 있는 문전약국과 비문전약국으로 나눠 볼 때 수익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정부가 슈퍼마켓이나 마트 · 편의점에서 일반약 판매를 허용하면 영세한 약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나빠질 텐데 ATM 설치로 한 달 전기요금이라도 벌 수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약사회 측은 은행이나 ATM이 많이 설치된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에서 ATM 설치를 원하는 약국이 더 많다고 전했다. NICE 측은 이르면 이달 말께 수도권에서 현금지급기를 설치한 1 · 2호 약국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약사회가 약국 내 ATM 설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는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약사회의 설명과는 다른 해석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사회는 우리나라 최대의 이익단체"라며 "박카스 까스활명수 게보린 아스피린 등 일반의약품의 독점적인 판매 창구를 슈퍼마켓 · 편의점 등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발동한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정부는 휴일과 심야시간대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 방안을 5월까지 마련하겠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민병림 서울시약사회장이 단식투쟁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해왔다.
약국 내 ATM 설치는 약사회의 고민이 반영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약국에 ATM이 설치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써 '약국은 살아있다'는 걸 대내외에 보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헌수 대한약사회 홍보팀장은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이 힘든 약국에 대한 수익 보상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