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직하기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월급이 대기업보다 적기 때문일까. 물론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해봤자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등을 통해 자아실현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중소기업에선 죽어라고 일해 봐야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연명하기에 급급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고 중소기업 사원들의 자기계발 기회를 주기 위해 서울지방중소기업청은 독특한 정책을 마련했다.

'중소기업형 계약학과'란 제도를 만들었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대졸사원들이 대학원에 다니면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김형오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은 "정부예산으로 서울시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사원들이 석사학위를 받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 제도를 통해 학생 1인당 최고 5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선 서울중기청 기업환경개선과장은 "현재 21명의 중소기업 사원들이 한성대 융합기술학과에서 석사학위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 사원들이 자기혁신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중기청이 제공하는 이 중소기업형 계약학과 지원자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은 고등교육법 제2조에 의한 대학 전문대학 산업대학이면 가능하다. 다만 참여대학은 참여중소기업과의 거리가 100㎞ 이내에 있어야 한다.

참여중소기업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콘텐츠개발업체 앱개발업체 등 지식기반서비스기업이면 된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자격은 이들 기업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 자금지원은 신성장동력 분야의 학과에 대해 우대혜택이 주어진다. 또 산업단지 안에 있는 대학도 우선 지원한다. 5년 이상 중소기업에 근무한 사원에 대해서도 우대점수를 준다.

이 자금을 지원받는 데 가장 까다로운 점은 참여학과의 학생 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금을 받으려면 참여학과의 학생 수가 20명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비해 이 지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문은 다양하다. 수강료,전담직원 인건비,시험재료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원대학에 대한 선정기준은 교과과정의 중소기업전문성,전담교원의 확보,산업교육인프라의 구축수준 등으로 평가한다. 지원받기를 원하는 대학은 서울중기청 홈페이지(www.smba.go.kr/seoul)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리받아 오는 27일까지 우편으로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중기청 정종범 주무관(02-509-6751)에게 문의하면 된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