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금 가격 5%, 은 가격 27% 하락
"`버블' 논란, 달러 강세 영향 원인"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던 국제 귀금속 가격이 3일 연속 하락하는 등 주춤하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 종가 기준 국제 금 선물가격은 지난 2일 온스당 1천556.7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5일까지 사흘 연속 떨어졌다.

온스당 국제 금 선물가격은 3일 1천540.10달러, 4일 1천514.90달러로 전일보다 각각 16.60달러(-1.07%), 25.20달러(-1.64%)가 떨어졌다.

특히 5일에는 금값이 전날보다 34달러(-2.24%)나 하락하면서 1천480.90달러로 장을 마감해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1천500달러선이 붕괴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1천471.70달러 이후 최저치로 낙폭 역시 3월15일 -2.25%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4월말들어 매일같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치솟던 국제 금 가격이 불과 사흘만에 4.9%가 하락한 것이다.

6일은 1천491.20달러로 전일보다 0.7%가량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1천500달러 선 아래를 맴돌았다.

국제 은 가격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COMEX 기준 국제 은 선물가격은 6일 전날보다 2.62%가 떨어진 온스당 35.2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 은 선물가격은 올해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29일 온스당 48.5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부터 하락세로 반전돼 2일 46.08달러, 3일 42.58달러, 4일 39.38달러, 5일 36.23달러로 내려앉았다.

낙폭도 2일 -5.16%, 3일 -7.60%, 4일 -7.50%, 5일 -8.0%로 점점 벌어지면서 국제 은 가격은 지난달 29일과 비교해 닷새만에 27.4%가 빠졌다.

이외에도 국제 백금 선물가격은 COMEX 기준으로 지난 2일 온스당 1천877.70달러에서 3일 1천862.50달러, 4일 1천827.30달러, 5일 1천779.20달러, 6일 1천787.40달러로 나흘간 4.8%가 떨어졌다.

팔라듐 선물가격은 지난달 29일 791.90에서 지난 2일 783.90, 3일 782.20, 4일 746.60, 5일 710.70, 6일 716.20달러 등 닷새간 9.6%의 급락세를 보였다.

6일에는 은을 제외한 다른 귀금속 가격이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귀금속 가격이 하락하게 된 배경에는 달러 강세가 크게 작용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또 "그동안 귀금속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버블' 논란이 많았다"면서 "조지 소로스를 비롯해 대형 투자가들이 금과 은을 매각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런 심리를 더욱 부추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선이 공존했다.

한쪽에서는 상승 추세 속에서 조정국면을 보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최근 보여준 귀금속 가격 상승세는 거품이기 때문에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일단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이 이어지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달러의 방향성이 귀금속 가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