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산운용이 야심차게 내놓은 '자자손손 백년투자펀드'가 수익률 및 설정액 부진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1A1'의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수익률은 3.5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지수인 코스피200의 같은 기간 상승률(6.36%)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순위 비율은 99.68%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100개로 볼 때 99위에 해당하는 최하위권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 펀드는 출시 초기만 해도 수익률이 괜찮았다. 덕분에 설정일 이후 3일까지의 수익률은 28.01%로,코스피200지수 상승률(31.41%)보다 3.40%포인트 낮은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면서 최근 6개월 수익률(11.53%)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19.13%)보다 7.60%포인트 낮은 상태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를 자청,"자자손손 물려줄 정도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만든 장기펀드"라고 설명했다. 작년 10월에는 이종휘 당시 우리은행장 등이 펀드에 가입하는 등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판매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올 들어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설정액도 13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 펀드는 자산 70% 이상을 각 업종 내 1,2위 종목에 동일 가중 방식으로 투자하는 '코세프 블루칩 ETF'에 투자하거나 ETF와 같은 종목을 편입한다.

차 사장은 "전 업종 대표주에 골고루 투자하다보니 최근 자동차 화학 업종 위주로 오르는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3일 현재 8429억원으로 작년 말(9152억원)보다 723억원 감소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34%로 운용사 전체 44개사 중 34위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4개사 중 37위,3년 수익률은 38개사 중 36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