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90년대 사랑을 받았던 프로야구 명해설가이자 야구계 원로인 김소식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이 시구(始球)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3일 자신이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태평양아세아협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김부회장은 특유의 걸쭉한 목소리로 먼저 투수가 서는 마운드에 대해 설명했다. "마운드는 예사로운 자리가 아닙니다. 게임에 있어서 승패의 7할 내지 8할을 좌우하고 있는 투수들이 서는 고독한 자리이자 꿈의 무대, 영광의 무대가 마운드입니다." 그가 마운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낸 이유는 시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시구는 성공을 기원하는 축하 의식입니다. 축제라고 할 수 있겠죠. 모든 관중들이 참여하는 야구에 대한 열망의 축포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부회장은 그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많은 투수들이 흘리는 땀을 우선 기억해 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많은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땀을 흘립니다. 우리 시구자들이 마운드에 오를때는 그런 마운드에 대한 존경심이랄까..그런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김 부회장은 연예인 시구에 대해 거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시구의 참의미가 잊혀진 채 과도하게 쇼로 흐르는 것도 경계했다. "짧은 치마입고 패션쇼 하듯이 하는 일종의 쇼적인 이런거로 끝낼 것이 아니고, 시구자는 정말 전 관중들이 기립해서 시구자에 대해서 존경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런 분들이 시구자로 선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