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덕분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부진하다.

워싱턴포스트와 퓨리서치센터는 빈 라덴 사살 하루 뒤인 지난 2일 미국인 6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56%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방식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달 대비 상승폭은 9%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12월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한 직후 얻은 지지율 상승폭 6%포인트보다 컸다.

이번 조사에서 테러리즘 위협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대처 방식에 관련한 지지도는 지금까지 조사한 것 중 가장 높은 69%였다. 하지만 경제정책 관련 지지율은 가장 낮은 40%에 머물렀다.

CNN방송이 700명을 대상으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7%가 오바마 대통령의 테러 대처를 지지했다. 이는 지난 1월보다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 지지도는 지난달 말 51%에서 52%로 높아졌다. 반면 경제정책 지지율은 1월 45%에서 3%포인트 떨어졌다. 키팅 홀랜드 CNN 여론조사 국장은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난해 조사 때 미국민 중 52%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경제를 꼽았고 테러리즘은 4%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빈 라덴이 사살될 당시 저항은 했으나 무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부인을 인간방패로 삼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은 2일 브리핑에서 그가 무장하고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군이 애초부터 빈 라덴을 생포할 생각 없이 사살하는 데 역점을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빈 라덴의 강력한 이미지를 연약한 여성 뒤에 숨은 비겁자로 각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