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얇아진 지갑 때문에 속 많이 타시지요?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주식시장은 일부 대형주만 급등하는 극심한 차별화장세로 개인투자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이 제시하는 스마트한 재테크 전략에 귀 기울여 보십시오. 증권기사의 최강자 <한경닷컴 증권팀>이 따끈따끈한 '투자전략가의 재테크 제언'으로 독자를 찾아갑니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이 생겨나실 것입니다.<편집자주>

지난 3월 15일.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코스피 지수는 4% 이상 급락하며 1882.09까지 내려앉았다. 파란 색으로 도배된 주식시세판을 보는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그 자체였다.

[투자전략가와 점심식사③]"5월은 매수기회 조정장세"
하지만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38·사진)은 냉철했다. 그는 우선 "코스피 지수 1880선은 낙폭이 과대한 수준"이라며 "1880선은 바닥으로, 반등이 시작됐다"는 내용을 메신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지수가 급하게 반등할 것을 직감한 김 팀장이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알리는 것보다 메신저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메신저를 보낸 직후 투자자들과 전화통화를 시작했다. 김 팀장은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플레이션을 더 중요하게 보면서 3월 지수 밴드 하단을 1880으로 봤는데 일본 지진 사태로 1880선까지 내려왔다"며 "1880선은 바닥이라는 콜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는 1880선에서 30여분만에 30포인트 이상 올랐다"며 "변동성이 계속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려갈 때 급하게 내려갔기 때문에 오를 때도 급하게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전망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 2231.47까지 오르면 불과 한달여만에 지난 3월 15일 저점인 1882.09 대비 18.56%나 급등했다.

김 팀장은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해서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는 두바이 사태 때에도 주가가 바닥이라는 의견을 내서 맞췄고 지난해에도 남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조정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 "금 여전히 유망…길게보면 50% 정도 더 오를 수 있어"

김 팀장은 '금'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금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해서 지속될 것 같다"며 "적어도 향후 2~3년은 금이 다른 상품들의 시세보다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김 팀장은 "금은 지난 10년 동안 5~6배 오른 반면 호남석유화학 주가는 60~70배 가량 올랐다"며 "금은 위험자산이라고 하기 보다 안전자산이라고 보고 적어도 2~3년 동안은 금을 포트폴리오에 깔고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산이 1억원있다고 하면 2000만~3000만원은 금으로 깔고 가야한다고 했다.

금이 유망한 이유는 뭘까. 김 팀장은 "그동안 달러를 기축통화로 생각했는데, 이에 대한 신뢰성이 계속 하락하면서 금 값이 올랐다"며 이같은 현상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10~20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5년안에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도 많지는 않지만 금을 현물로 갖고 있다고 한다. 한돈에 7만원 가량일 때 매입했다니 당시보다 세 배 가량 불어나게 된 것이다. 그는 "부모님도 금을 조금 갖고 있다"며 "부모님은 금이 한돈에 5만원일때부터 계속 팔려고 하셨는데 30만원되면 팔라고 했다"고 전했다. 길게보면 금 값은 50% 정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장기적으로 주식 가져가야…5월은 사는 조정될 듯"

김 팀장은 "전세계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BRICS(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가 형성되면서 온전한 자본주의가 됐다"며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은 계속 증가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머징 마켓을 기대하는 중장기 매수가 맞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간중간 흔들림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매출. 이익의 증가에 따라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팀장은 "한달정도 보면 장이 위로 뻗을 가능성 보다는 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유동성이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는 "2차 양적완화가 6월에 끝난다"며 "4월 FOMC에서 버냉키가 달러 약세를 실질적으로 용인하면서 위험자산에 투자가 계속됐지만 지금은 달러 약세에 베팅하기에는 너무 많이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사는 조정'이 맞는 것 같다며 5~6월 조정을 보인다면 매수 기회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가면서 금리인상 속도도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에 조정을 보인다면 5-10% 정도 조정을 보일 것 같다"며 "5%보다 더 밀리면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팀장은 "하반기에는 IT 가운데 특히 반도체와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는 1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동차는 일본 경쟁사들의 가동률이 정상화되려면 4분기나 돼야하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