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회사인 징둥팡(京東方)이 대만에 투자하기로 하고 합작 파트너를 2~3곳으로 압축해 검토하고 있다고 대만 연합조보가 3일 보도했다. 중국의 토종 유통업체인 징커룽(京客隆)과 의약품 제조업체인 중국퉁융기술도 대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합조보에 따르면 차이롄성 대만공업총회 회장은 최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징둥팡이 대만의 유다광뎬(友達光電) 혹은 치메이전자(寄美電子) 등을 파트너로 점찍고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징둥팡은 지난해 대만의 컴퓨터 모니터 제조업체인 메이치(美齊)를 인수했다. 징둥팡은 하이닉스의 자회사 하이디스를 인수했다가 분사한 회사다.

대만은 지난 2월 반도체 제조 및 조립,LCD,기계,전자장비 등 5개 전략산업에 중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한 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지분 한도는 10%이며 다수의 회사가 연합할 경우 중국 회사 지분이 50%를 넘지 않도록 했다.

대만이 첨단산업 분야에 대해 중국의 투자를 받기로 한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교류를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측은 양안 경제협력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선 반도체 등 첨단 분야 등에 대한 투자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세계 최대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대만 ASE는 중국 상하이에 총 12억달러를 투자,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 푸둥 신지구 내 약 18만㎡ 규모의 부지에서 고급 와이어본딩과 패키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장으로,올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LCD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 자본과 대만의 기술이 결합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조보는 "서로가 상대방이 필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완화를 계기로 쌍방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첨단기술뿐 아니라 유통 등에서도 중국의 대만 투자가 늘어날 조짐이다. 중국의 대표적 슈퍼 체인점인 징커룽은 대만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