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의 '동원참치'는 1982년 12월 출시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는 캔참치 대표 브랜드다. 작년에만 2억1000만캔이 팔려 7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1초에 7캔씩 팔려나가고,1인당 매년 5캔꼴로 먹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참치캔은 국민소득 2000달러 이하인 나라에선 거의 팔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1982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당시 국민소득 2000달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참치캔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국내 첫 참치캔을 개발했다. 김 회장은 "당시 국내에 알려진 통조림류라고 해봐야 꽁치 정도에 불과했고 국민들은 참치 자체를 잘 몰랐다"고 회고했다.

출시 초기 동원은 참치캔을 '선진국형 고급 제품'으로 설정하고 중 · 상류층을 1차 마케팅 타깃으로 잡았다. 헬리콥터와 참치선망선을 등장시킨 광고와 함께,김 회장과 전 직원이 주말마다 산 주변에서 참치찌개 시식행사를 벌이는 등 현장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동원참치는 대표적인 간편식품으로 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2000년대 들어 편의식품 경쟁이 치열해지자 동원F&B는 제품 컨셉트를 '건강식품'으로 바꿨다. 참치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치매와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연구 결과와,미인 많기로 소문난 베네수엘라에서 여성들의 몸매관리를 위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적극 알렸다.

이런 전략이 웰빙 열풍과 맞물려 동원참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정체됐던 매출이 2003년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작년에는 2800억원을 기록했다. 동원F&B는 올리브유참치 포도씨유참치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도 잇달아 내놨다. 작년에는 형태가 부서지지 않는 '3세대 참치' 델큐브를 선보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