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제5단체장 회동] 靑 "기업 잘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MB 표현에 모든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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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시간 40분 넘겨 '親기업·親시장' 강조
"정운찬式 동반성장과 생각 다르다는 뜻"
"정운찬式 동반성장과 생각 다르다는 뜻"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경제 5단체장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회동은 당초 예정했던 1시간10분을 훌쩍 넘겨 1시간50여분간 진행됐다. 그만큼 할 얘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두루 얘기를 나눴으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연기금 주주권 행사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주장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홍 수석은 "'정부는 기업이 잘되게 하는 게 목표'라는 이 대통령의 말 속에 모든 게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반기업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친기업 정서를 나타낸 것이다.
◆친기업 메시지 전해
이 대통령은 우선 경제 5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이유부터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경련 회장이 새로 취임하고 중소기업중앙회장도 연임이 돼 한번 뵙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기존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동시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동반성장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강제가 아닌 자율에 바탕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법이나 제도로 강제한다고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며 "이것이 동반성장 얘기를 시작할 때부터 일관되게 가져온 나의 지론"이라고 못을 박았다.
정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는 "내 생각과 다르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해석했다. 그는 "이제 기업들도 동반성장 쪽으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재계에 동반성장의 영광이 돌아가도록 하고,생색을 내도록 해야 하는데 기업을 '덜 떨어진'것처럼 해버리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잘하는 기업에 칭찬과 함께 인센티브를 줘 다른 기업들이 동반성장의 대열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논지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은 최고경영자(CEO) 스스로 기업이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정운찬 방식'은 동반성장이 아니다. 정 위원장은 위대한 멘토처럼 보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이 무리하게 동반성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반성장위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고유업종 부활 등을 정부 정책으로 받아들일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동반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투명성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함께 주문했다.
◆"기업에 요구할 건 하겠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 대한 주문사항도 적지 않게 쏟아냈다. 친시장 기조를 유지하되,친서민을 위해 대기업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소금융에 대기업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대기업 출신 임원들이 상담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대기업에 몸담았던 임원들이 300만,400만원 대출하는 서민들을 컨설팅하는 것은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경련 회장이 중소기업 청사에 가서 중소기업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것을 권했다. 이에 대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그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주고 물가안정에 기여해줄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경제는 수출이 잘되고 있고 산업 가동률도 높아지는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내수를 좀 더 진작해야 하고 물가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구조 때문에 투자가 늘어도 일자리 창출이 잘 안되는 등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물가상승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채소값이 떨어지는 등 긍정 요인도 있지만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 불안 요인이 여전해 물가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