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경영평가 사각지대 '공공기관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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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경영평가를 받는 곳보다 받지 않는 곳이 더 많다는 사실 아십니까?
또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 공공기관들은 기관장들에게 매년 연봉의 2배가 넘는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연봉은 2억5천만원.
하지만 기본 연봉이 같은 산업은행장은 같은 기간 4억5천만원을 받았고, 수출입은행장에게도 4억3천만원이 지급됐습니다.
2009년에는 연봉 격차가 더 컸습니다.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1억8천만원을 받은데 비해 기업은행장은 4억8천만원,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4억6천만원을 총 연봉으로 챙겼습니다.
기본 연봉이 같아도 기관마다 2배에서 3배까지 수령 금액에서 차이가 난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유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느냐와 받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경영평가를 받는 곳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게 돼 있지만, 평가를 받지 않는 기관은 성과급에 대해 별다른 정부 지침이 없습니다.
또 기획재정부가 90여개 기관에 대해서만 경영평가를 실시하면서 공공기관의 3분의 2는 평가를 아예 받지 않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기타공공기관은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금융기관 경우는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평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회사라든지 언론기관이라든지 이런 기관은 평가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병원이라든지 R&D기관 이라든지를 일반 경영 경제학자들이 가서 세부적으로 평가하기는 대단히 곤란합니다."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려운 기관들은 평가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는 얘깁니다.
한국경제TV 확인 결과 정부의 설명대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강원랜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공공기관들은 그동안 경영평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공공기관들이 경영평가의 사각지대를 틈타 기관장들에게 연봉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기타상여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지급해왔다는데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기관들과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일부 금융기관들이 평가도 받지 않고 자체 평가를 이유로 대표자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고 있습니다. 산은금융지주의 경우 공공기관 중 연봉 1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사회적으로 볼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정부는 경영평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영평가를 확대하기에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어 평가 실익이 높은 기관들만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기타공공기관으로 돼 있는 곳들은 경영평가를 안 받아도 되나요?) 평가를 안 받아도 되는 개념보다는 현실적으로 평가의 실효성이 있고 실익이 있는 기관들 위주로 평가한다고 보는 것이..."
올해도 예년과 같이 공공기관의 3분의 1만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한적인 경영평가를 지속하는 동안 '책임경영과 경영효율성 제고'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본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국민들이 낸 세금은 경영평가의 허점을 노린 일부 공공기관장들의 주머니 속으로 거침없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
이기주기자 kiju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