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 라덴 사살…세계경제 '불확실성' 줄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9 · 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1인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빈 라덴의 사망 소식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등했다. 10년간 지속돼 온 '빈 라덴 리스크'의 제거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정 무렵 백악관에서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도중 사살됐으며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빈 라덴의 시신을 곧바로 바다에 수장했다.

'빈 라덴 효과'는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2일 10포인트가량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오름폭을 키워 36.60포인트(1.67%) 급등한 2228.96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닷새 만에 갈아치웠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54.46엔(1.57%) 오른 1만4.20엔에 거래를 마쳤다. 1만엔대 복귀는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빈 라덴 사망으로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랠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해 빈 라덴의 사망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새로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빈 라덴 사망으로 원자재 시장은 요동쳤다. 런던 국제석유시장(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장중 3.35%(4.22달러) 폭락한 배럴당 121.67달러까지 밀렸다가 125달러까지 오르는 등 급변동했다. 미국의 지난달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 지수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60.4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최정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빈 라덴의 사망은 중동 지역의 정유시설에 대한 잠재적 테러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유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보복 테러의 가능성이 있어 원유 시장에선 빈 라덴 효과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과 독일이 이날 전 세계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보복 테러 가능성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