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원서 함남도청과 남한유일 풍산가문비 복원행사…90년전 채취나무 후계목

함경남도 풍산 지방에 자생하는 가문비나무인 풍산가문비를 복원해 심는 행사가 남한에서는 최초로 3일 오전 산림청(청장 이돈구) 국립산림과학원 침엽수원에서 열린다.

북한 지역 자생종인 풍산가문비는 현재 남한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서울 청량리 국립산림과학원에 보존된 차세대 나무 4그루가 유일하다.

산림과학원의 가문비나무는 지난 1923년 함북 풍산군 후치령에서 수집돼 산림과학원의 전신인 임업시험장 침엽수원에 심겨졌다. 이때 채취된 풍산가문비가 현재 산림과학원에 심겨진 나무의 부모목이다. 이 나무는 1922년 설립돼 우리나라 임업 연구의 산실 역할을 해 온 산림과학원과 역사를 함께 해 왔으나 2000년 이후 잦은 폭설과 태풍 등 기상재해와 노령화(90년 이상)로 수세가 약해지면서 2010년 10월에 고사했다.

산림과학원은 풍산가문비가 노령화돼 종자를 갖지 못하자 2002년 무성번식(접목)으로 차세대나무 4본을 증식시켜 보전해 왔다. 이날 열리는 ‘풍산가문비 차세대나무 복원 식재’ 행사는 산림청이 2011년 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를 기념하고 복원 식재 당시의 뜻을 기려 함경남도청과 함께 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하영효 산림청 차장, 구길본 국립산림과학원장, 한원택 이북5도위원회 함경남도지사 등이 참석해 유년 시절의 풍산가문비를 추억하고 실향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

이날 행사와 함께 이북 원산 수종 20종 22그루의 야외 전시 및 설명회와 함께 열린다. 현재 산림과학원 침엽수원에는 풍산가문비 이외에도 함경도 원산인 토대황, 백두산 원산지인 긴개싱아, 황해도 장수산이 원산지인 장수만리화, 금강산 원산지인 털쉬땅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구길본 국립산림과학원장은 “남한 유일의 풍산가문비 표본목이 있던 이곳에 차세대나무를 심고 이북 특산·고산 수종으로 침엽수원을 조성하는 이 행사가 우리 자생수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