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깜짝 실적=주가 차익실현 기회'라는 공식이 적용되면서 코스피지수도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2일 자동차와 화학 등 주도 업종의 대표 종목들은 실적발표 시즌 종료 이후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에 조정을 받고 있다. 반면 정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처리 대책 발표에 따라 건설주는 3% 가량 급등하는 등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흥행몰이에 성공한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이후 모멘텀(상승 동력) 공백기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중 상당수가 실적 발표를 마무리함에 따라 실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최근에도 대형주의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장이 연출됐지만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 모멘텀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적발표 마무리로 그간 미뤄온 악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식시장은 국내 소비자물가(전년동원비 기준) 4% 이상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었다"며 "2분기 중 물가 제어가 가능할 것이란 신뢰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 6월말로 예정된 2차 양적완화(QE2) 정책의 종료도 부담이다. 주식시장은 모든 이슈를 앞서 반영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설 때라는 권고도 잇따르고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분명한 것은 약달러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이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와 증시 회복의 기저에 깔려 있던 대전제는 더 이상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달 기대치를 낮춰 부담해야 할 리스크의 크기를 줄이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한편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후반으로 갈수록 코스피지수가 긍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차익실현 매물과 QE2 종료를 앞둔 투자심리 위축 등 부담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는 월말로 갈수록 주가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차별화 장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종목 선택의 폭이 다소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