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공습으로 카다피 아들·손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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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의 막내아들인 세이프 알-아랍(29)과 손자ㆍ손녀3명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리비아 정부가 1일 밝혔다.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전날 밤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가족의 관저 단지인 바브 알-아지지야에 있는 세이프 알-아랍의 주택이 나토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면서
공습 당시 카다피 부부는 화를 면했으나 세이프 알-아랍과 카다피의 손자ㆍ손녀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을 이끌고 폭격 현장을 둘러본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 나라의 지도자를 암살하기 위한 직접적인 작전이었다"면서
"이는 국제법이 허용하지 않는 행위이고, 그 어떤 도덕규범이나 원칙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토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브 알-아지지야 일대에 대한 폭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이번 공습이 민간인이 아닌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토의 군사작전이 `특정한 인물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지 않으며
이번 공습은 카다피의 전쟁도구를 무력화함으로써 민간인의 생명을 지키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나토군이 카다피와 그의 가족을 공습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서방 연합군에 즉각적인 정전을 촉구했다.
카다피 아들 일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리폴리 일대에서는 카다피의 지지 세력들이 허공에 총기를 발사하며 애도했으나
반군 거점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시민들이 30분 이상 허공을 향해 로켓포와 총기를 발사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와 관련, 리비아 야권 웹사이트인 베르니에크는 카다피 지지세력이 트리폴리에 있는 미 대사관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트리폴리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 건물에서도 이날 검은 연기가 관측돼 카다피 지지세력이 이 건물에도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서방 정부는 지난 3월 말 리비아에 대한 공습이 시작되면서 자국 외교관들을 트리폴리에서 철수시켰다.
나토는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야 외에도 서부 격전지 미스라타의 목표물 13곳을 폭격하며 이 도시를 두 달 가까이 포위 공격하고 있는 카다피 부대를 압박했다.
나토의 공습과 반군의 반격으로 카다피 부대는 미스라타 외곽으로 물러나 있다.
이런 가운데, 튀니지와의 국경 지대에서는 이날 카다피 부대와 반군 간의 교전이 벌어졌다고 로이터와 dpa 통신이 전했다.
튀니지 국경에서 이날 포탄이 발사되는 소리와 총성이 들렸고, 튀니지 국경수비대는 데히바-와진 국경통과소를 폐쇄하고 이 일대에서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양국 간의 국경 지대에서는 지난달 29일 카다피군이 반군을 쫓아 튀니지 영토에 진입하는 바람에 튀니지군과의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